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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없이 출발한 野 선대위…'김종인 사태'로 얻은 것과 잃은 것

김종인 없이 출발한 野 선대위…'김종인 사태'로 얻은 것과 잃은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시내의 한 식당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2021.11.2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김종인 없이 출발한 野 선대위…'김종인 사태'로 얻은 것과 잃은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1.11.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없이 25일 출범했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부터 3주 가까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원톱' 사령탑으로 영입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왔지만 이날 발표된 선대위 본부장급을 비롯한 주요 인선 발표에 김종인 전 위원장 이름은 없었다.

선대위 출범 시점을 늦추면서까지 공을 들였지만 윤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간 갈등만 부각된 채 '개문발차'에 이르게 되면서 당 안팎에선 이번 선대위 구성 잡음에 따른 '손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윤 후보는 '정치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이 부각된 모습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대선 후보에게 '당무우선권'을 부여해, 윤 후보가 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20일 가까이 선대위 구성에 진통을 겪고 반쪽 지각출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윤 후보가 직접 나섰는데도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당 대선 후보로서 권위에도 상처를 입은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비서실장으로 유력했던 장제원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는 등 측근 인사들을 자신이 원하는 직책에 임명하지 못한 점도 윤 후보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이런 전반적인 과정을 관통하는 더 큰 손실은 국민의힘 전반을 압도하는 김 전 위원장의 '상왕 리스크'가 여실히 드러난 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과의 갈등 사태가 길어지며 국민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것도 윤 후보와 당으로선 아픈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정치신인 윤 후보가 오랜 경륜의 '킹메이커' 김 전 위원장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나름대로 드러냈다는 데 긍정적 평가를 내놓기는 한다.

김 전 위원장의 부정적 입장에도 김병준-김한길 등 윤 후보 자신이 구상한 인사 영입을 마무리 한 부분에 대한 평가도 있다. 한때 민주당에서 활동한 두 사람의 영입으로 '외연확장'이라는 선대위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향후 김 전 위원장의 합류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만일 김 전 위원장이 합류할 경우, 선거 승리에 도움은 되겠지만, 동시에 '상왕 리스크'로 인해 대선 후보로서 윤 후보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이 합류하지 않을 경우 당장 선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윤 후보는 물론 이준석 당대표 역시 총괄선대위원장을 '김종인'으로 가정하고 선거 전략을 세워온 만큼 전략수정에 따른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다만 윤 후보가 선대위 주도권을 잡게 되고, 김 전 위원장 없이 대선 승리를 이끌어낼 경우 향후 당 장악력을 높이며 당내 세력을 재편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