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은 기업들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기업들은 수익성만으로 생존을 얘기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수익성이 좋아도 ESG에 대응하지 않는 기업은 향후 성장은 물론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김정남 삼정KPMG 상무(ESG비즈니스그룹 리드 파트너)는 8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ESG는 기업 생존에 필수 요소가 됐다"며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에 대한 고민 없는 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의 경쟁력이 퇴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삼정KPMG는 ESG를 요구하는 시대적 가치를 민감하게 읽고 ESG컨설팅 업무를 원스톱으로 서비스하는 ESG비즈니스그룹을 고도화하고 확대했다.
김정남 상무가 리드 파트너로 있는 삼정KPMG ESG비즈니스그룹은 전략컨설팅, 오퍼레이션 컨설팅, 회계자문, 재무자문, M&A 실사 등 100여 명의 전문가들이 서비스별 전담팀을 구성해 기업 고객에게 ESG 통합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상무는 "ESG라는 시대적 가치를 따르지 않을 때 기업들은 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이 힘들어질 수 있다. 또 기업가치가 반영되는 주가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ESG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ESG를 투자자들의 요구로 인식하고 충분히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SG 경영을 실천하려는 기업들은 장기적 생존에 대한 리스크와 성장에 대한 기회 확보라는 두 가지 축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ESG 경영으로의 변화를 꾀하지 않는 것 자체가 기업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기금과 같은 투자자들은 기업의 장기적인 존속력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면서 "기업들은 단기적 수익성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통한 안정성을 추구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전통적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할 때 해외 수주 등의 방법을 꾀했다면 ESG 시대에 접어든 이상 기업들은 수소, 전기차, 재생에너지, 탄소중립, 폐기물 처리, 바이오 등 친환경 사업으로의 전환을 적극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ESG라는 시대적 요구에 발 빠른 변화를 준 기업으로 SK그룹을 꼽았다. 그는 "SK그룹의 계열사인 SKC는 기존에 필름을 만드는 회사였다"며 "기존 수익성 자체는 양호했지만 화학업종을 축소하고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동박)을 확대하는 등 사업구조를 바꾸기 시작했다. 저탄소 경제를 위한 미래 성장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학'이라는 기업 이미지가 환경적으로 좋지 않다는 점 때문에 기업 가치의 디스카운트 요소로 작용하는 점을 고려한 발빠른 대처였다.
이를 위해 회사는 적극적인 M&A도 단행했다. SKC는 화학 사업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동박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데 사용했다. 실제로 이러한 기업의 발 빠른 변화는 기업가치에도 반영됐다.
SKC 주가는 작년 12월 8만원대였지만 1년 만인 이달 18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기간을 넓혀 보면 회사의 2018년 주가는 3만원대였다. 3년 전과 올해 영업이익의 변화폭은 크지 않지만 주가는 수 배로 뛰었다. SK건설도 올해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꾸고 건설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 사업 전환을 선언했다.
그는 기업들의 협력사, 노동자들에 대한 대처도 비재무적 가치로서 평가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사회(S)적 측면에서도 기업들은 고민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향후 공정전환(Just Transition)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전환이란 사업체계 변화 속에서 부득이하게 발생하게 되는 노동자들의 실업 등을 외면하지 않고 새로운 일자리로 전환하는 것 등을 일컫는다.
그는 "예를 들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바뀌면 노동 필요 인력이 줄어든다"면서 "결국 사업의 변화는 인천, 울산 등 지역사회 실업률 문제와도 직결된다. 종전 인력 배치나 협력사와의 기존 사업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놓고 정부와 기업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소홀히 하는 기업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고 기업 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유럽은 '공정전환'에 200조원을, 미국은 800조원 상당의 자금을 투자해 안전망을 구축하려고 한다"면서 "정부는 기금을 조성하고 기업은 미리 협업을 통해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인력의 자연감소만을 약속하거나 인위적 감소에 대한 대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ESG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에 대해 기업들은 2025년부터 의무공시해야 하는 점을 언급하며 기업들에 대한 ESG 경영 책임은 무게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상무는 2022년은 ESG 2.0 시대에 진입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SG 1.0 이 ESG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사업 체계 변화라면 ESG 2.0은 기회창출 이행 단계라고 정의했다.
이에 "삼정KPMG ESG비즈니스그룹은 기업들의 ESG에 대한 전략을 돕고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는 컨설팅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 배한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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