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이 역사의 디테일에 배우들의 명품 열연이 더해져 안방극장에 스펙터클한 드라마를 선사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지난 11일과 12일 방송한 KBS1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연출 김형일, 심재현/ 극본 이정우/ 제작 몬스터유니온)에서는 이성계(김영철 분)의 위화도 회군 결정 이후, 그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는 우왕(임지규 분)의 모습이 펼쳐졌다. 이방원(주상욱 분)은 기지를 발휘해 여러 차례 위기에서 가족들을 구해내 눈길을 끌었다.‘태종 이방원’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결정 당시를 기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성계는 무리한 전쟁으로 고통받는 백성을 위해 위화도 회군이라는 큰 결단을 내렸고, 개경 함락 과정에서도 병사들과 그 가족들의 안위를 걱정했으며, 함락 후에도 점령하지 않고 군사들을 밖에 대기시켰다. 김영철은 눈빛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장수의 용맹함은 물론이며, 백성을 포용할 줄 아는 임금으로서의 덕목까지 일찍이 내비쳤다.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그 가족들은 한순간에 반역자로 몰렸다. 이때 가족들을 위기에서 구한 것은 이방원이었다. 이방원은 무인 집단인 이성계의 가족 중 유일하게 과거에 급제한 문인으로, 아버지 이성계로부터 남다른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이방원은 형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기도 했지만, 그는 오로지 가족의 안위를 생각하고 한 수 앞을 내다보며 움직일 줄 아는 지략형 인물이었다. 주상욱은 기존 드라마에서 다뤄져왔던 이방원의 캐릭터와 차별화되는 문인 이방원의 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고, 가족의 목숨을 노리는 우왕(임지규 분)과 대치할 때는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이방원의 카리스마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이방원의 아내 민씨(박진희 분) 또한 가족의 위기 상황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남편을 위하는 착한 아내이자, 우왕이 보낸 병사들 앞에서도 물러나지 않는 당당한 여걸의 모습, 그리고 여흥 민씨 가문의 힘을 모아 이씨 가문을 돕는 정치적인 역량을 발휘했다. 이방원이 태종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큰 역할을 했던 그녀의 활약이 앞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박진희는 강함과 유함을 고루 갖춘 민씨 캐릭터 그 자체였다. 한없이 따뜻한 눈빛을 보이다가도 위기 상황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강한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냈다.우왕 역을 맡은 임지규의 활약도 1~2회에서 빼놓을 수 없다. 우왕은 점점 좁아지는 자신의 입지에 스스로 무너져 내리는 절규에 가까운 행동들을 보였으며, 최영(송용태 분) 만은 자신의 곁에 두려는 집착을 드러냈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이성계를 제거해야 하는 그는 환관들을 동원해 이성계를 암살하려다 실패, 결국 강제로 폐위당해 강화도에 유배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김저와 정득후를 사주해 또다시 이성계 암살을 시도,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임지규는 광기 어린 모습부터,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무서운 집념까지 드러내 극 초반 대립 구도를 생생하게 이끌었다.이처럼 ‘태종 이방원’은 역사의 디테일함에 캐릭터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스펙터클한 드라마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방송 첫 주부터 흥미진진한 전개와 존재감 강한 캐릭터의 향연, 이 모든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담아낸 세련된 영상미로 안방극장 장악력을 넓혀가고 있다.
더불어 인물들 사이에 첨예한 갈등과 복선, 극에 풍부한 입체감을 더한 김형일 감독의 연출력은 ‘태종 이방원’의 인기를 부채질하는 중이다.이성계 가문에 또다시 드리워진 암운을 어떻게 걷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3회 방송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태종 이방원’ 3회는 오는 18일 토요일 밤 9시 40분에 방송 예정이다./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몬스터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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