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을 인정받도록 한 의료법 조항은 위헌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A씨 등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제기한 의료법 재82조 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 등은 비시각장애인으로 시도지사로부터 안마사 자격 인정을 받지 않고 체형관리 등 다른 업종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사실상 안마시술소 내지 안마원을 운영해왔다. 이들은 시각장애인만이 안마사 자격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된 의료법 제82조 1항, 시도지사로부터 안마사 자격 인정을 받지 않으면 안마시술소를 개설할 수 없도록 한 의료법 82조3항 등이 자신들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안마업을 시각장애인에게 독점시키며 일반 국민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나, 안마업은 시각장애인이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이므로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는 시각장애인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비장애인은 상대적으로 선택 가능한 직업의 종류와 범위가 상당히 넓고, 안마사와 유사한 물리치료사 자격을 취득하면 관련 분야 직업에 종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다른 방법이 완전히 봉쇄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자격조항 및 개설조항은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이영진 재판관은 보충의견으로 "이 조항으로 당사자의 능력이나 자격과 상관없는 요건에 의해 비시각장애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측면을 엄중히 봐야 한다"며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업을 허용하면서도 시각장애인을 지원하는 방법이 매우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음에도, 대안을 개발하지 않고 이 조항에 안주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를 게을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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