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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포드, 전기트럭 진검 승부 나서

[파이낸셜뉴스]
GM-포드, 전기트럭 진검 승부 나서
전기 픽업트럭 시장 문을 연 리비안의 R1T 전기 픽업트럭이 상장 뒤 첫 거래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거래소 앞 타임스스퀘어에 전시돼 있다. AP뉴시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시장에서 진검 승부에 나섰다.

전기 픽업트럭은 지난해 스타트업 리비안이 R1T를 고객들에게 인도하면서 문을 연 시장이다.

GM은 5일(이하 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행사인 CES(소비자가전 전시회)에 전기 픽업트럭 쉐보레 실버라도를 선보인다.

실버라도 전기 픽업트럭은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겨냥한 것이다.

F-150 픽업트럭은 오랜 기간 미 픽업트럭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해왔다. 포드는 이 인기를 바탕으로 전기차 버전을 출시하기로 한 바 있다. 올 봄 소비자들에게 차량 인도가 시작될 전망이다.

GM의 실버라도 전기 픽업트럭 공개는 포드가 F-150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2배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로 이튿날 이뤄졌다.

양사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GM, 실버라도 공개로 맞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이 이날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포드의 F-150 라이트닝을 겨냥한 실버라도 전기 픽업트럭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매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가 화상으로 CES에서 직접 실버라도 전기차 버전을 공개하는 것이다.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인 실버라도 전기 픽업트럭은 GM의 대대적인 전기차 전환 성공 여부를 예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실버라도는 GM 자동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차로 마진 역시 가장 높은 알짜배기 차종이다.

내연기관 엔진을 버리고 전기 모터로 구동되는 실버라도 전기 픽업트럭이 성공하면 GM의 전기차 전환도 탄탄한 기반을 구축할 것이란 기대를 높일 수 있다.

GM은 실버라도가 포드의 F-150 라이트닝을 비롯한 다른 전기 픽업트럭에 비해 더 뛰어난 기술이 들어가고, 한 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도 약 640km로 동급 차종 가운데 최강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포드, F-150 라이트닝 생산 2배 확대
GM이 CES에서 야심찬 행보를 내딛었지만 양사간 경쟁에서 앞서가는 것은 포드자동차다.

포드는 앞서 4일 올 봄 고객들에게 인도하기 시작할 F-150 라이트닝 생산 규모를 치솟는 수요를 감안해 약 2배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포드 주가는 4일 12% 가까이 폭등하기도 했다.

베스트셀러인 F-150의 인기에 힘입어 전기차 버전인 라이트닝 예비주문이 폭증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6일부터 F-150 라이트닝 정식 주문을 받는 포드는 지난해 12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예비주문 접수를 아예 중단했다. 예비주문 물량만 20만대에 이르면서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F-150 라이트닝을 공개한 뒤 회사 예상과 달리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포드는 2차례에 걸쳐 생산 계획을 약 2배씩 확대했다.

당초 4만대를 생산하기로 했던 포드는 이를 2배 확대하기로 수정한데 이어 4일 또 한 차례 확대 생산을 결정했다.

내년 중반까지 연간 15만대를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비안·테슬라·스텔란티스 등도 가세
픽업트럭 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함께 자동차 업체들이 가장 큰 순익을 내는 시장이다. 높은 마진과 수요로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을 책임지는 확실한 시장이다.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 시장으로 전환하면서 픽업트럭 시장 역시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선두주자는 지난해 11월 상장해 대박을 터뜨린 바 있는 리비안이다. 지난해 9월 전세계 최초로 전기 픽업트럭 R1T를 소비자들에게 인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반도체 품귀난 여파로 생산에 차질을 겪으면서 생산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 대명사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CEO가 '사이버트럭'을 공개하며 야심차게 포문을 열었지만 아직 출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달 WSJ CEO 서밋에서 내년 중 사이버트럭 생산이 시작돼 테슬라의 최고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출범한 피아트·크라이슬러·푸조 합작사인 스텔란티스도 무시할 수 없다.

스텔란티스는 다양한 픽업 트럭으로 미 시장을 수십년간 장악하고 있는 산하 다지 브랜드 트럭들을 전기차 버전으로 출시해 전기 픽업트럭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