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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리스크 몸살 앓는' 尹… "지지율 타격" "동정론 나올 것"

MBC, 김건희 7시간 통화록 공개
金, 기자에 "우리 캠프로 와라"
대형 악재·동정론 유발 엇갈려
친문 여성그룹 尹 지지 '기현상'
여야 모두 대선 구도 파장 촉각

'가족 리스크 몸살 앓는' 尹… "지지율 타격" "동정론 나올 것"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는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뉴스1
'가족 리스크 몸살 앓는' 尹… "지지율 타격" "동정론 나올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시 교통 개선 및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며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선을 50여 일 앞두고 정국이 후보자 가족 리스크로 다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 내용이 16일 저녁 방송을 통해 공개 결정이 나면서 향후 대선 구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김씨의 발언 내용을 두고 민심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여야 대선 후보들의 희비가 갈리는 것은 물론 구도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여, 정치권 모두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이 윤 후보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지, 혹은 오히려 '동정론 유발'로 찻잔속 미풍에 그칠지 전망은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김건희 녹취록'에 여야 촉각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비롯한 정치권은 김씨의 통화 녹취 내용에 따른 향후 파장에 촉각을 세웠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14일 김씨가 MBC를 상대로 제기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일부만 인용했다. 이에 따라 통화 내용 중 일부는 이날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김씨의 통화 내용 공개 전부터 각종 억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녹취록 내용과 관련 "김씨는 '원래 우리는 좌파였다. 그런데 조국 때문에 입장을 바꿨다. 대통령이 조국을 싫어했는데, 좌파들이 조국을 억지로 그 자리에 앉히는 바람에 우리가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을 벌인 거다'라고 했다"며 "황당하다"고 했다. 녹취록 일부를 미리 입수했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밝힌 입장이다. 취재를 종합해보면 녹취록에는 김씨가 민주당과 국민의힘, 일부 정치인에 대한 생각, 윤 후보에 대한 개인 견해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선을 앞두고 야권 유력 후보 배우자가 밝힌 정치 현안이 일부는 크게 민감할 수 있어 억측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결과에 따른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단 윤 후보는 방송 내용을 확인한 후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태도다. 윤 후보는 "내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언급을 안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여야는 주말 내내 '녹취록 공개'의 적합성 문제로 공방도 벌였다.

국민의힘은 MBC가 반론권을 보장하지 않은 채 설 연휴 전 2주 연속 방송을 편성한 것은 선거 개입이자 공정 보도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민주당은 MBC를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이 '언론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지율 추락이냐, 동정론이냐
이런 가운데, 그간 선두와 2위 자리를 두고 지지율 '롤러코스터'를 겪어온 윤 후보의 향후 지지율 추이에도 관심이 쏠린다. 설 연휴 전 2주에 걸친 방송은, 명절 민심에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먼저, 지속적으로 제기된 '가족 리스크'의 가시화로 지지율이 급속도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씨가 '허위 이력' 의혹에 대국민 사과를 하며 반등을 모색했지만, 이날 김씨의 평소 목소리나 말투가 공개됨에 따라, 당시 사과가 '연기'가 아니었냐는 여권의 비판에도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오히려 윤 후보에 대한 동정론이 일면서 지지율 하락세나 정치적 타격은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녹취록 공개 예고를 계기로, 친문(親文) 커뮤니티의 여성 이용자들 사이에서 윤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이 잇달아 나오는 예상 밖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방송인터뷰에서 "심신이 피폐해진 후보자 배우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국민 여론이 형성될 수 있는 지점도 있다"며 동정론에 무게를 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