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화동인·화천대유와 주역 속 단어
'순천휴명'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
'휴명'은 '하늘의 명령' '임금의 명령' 의미
24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입구의 모습. 2021.9.2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천화동인1호'의 법인명이 지난달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새 이름 또한 천화동인·화천대유에 이어 주역에 나오는 단어 중 하나를 채택한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20일 CBS노컷뉴스 단독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월 1일 '천화동인1호'는 '휴명'으로 법인명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휴명'은 '하늘의 명령', '임금의 명령' 등을 의미한다.
해당 명칭 또한 천화동인·화천대유와 마찬가지로 주역에서 따온 것으로 추측된다. 주역의 해설서에는 '화재천상대유 군자이알악양선 순천휴명(火在天上大有 君子以遏惡揚善 順天休命)'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는 '불이 하늘 위에 있는 것이 대유이니 군자는 스스로 악을 멀리하고 선을 드러내며 하늘의 뜻에 순종하고, 그 아름다운 뜻에 순응한다'는 의미로 '순천휴명'은 '화천대유' 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급된다.
바뀐 새로운 법인명 또한 천화동인·화천대유와 마찬가지로 동양철학을 전공한 김씨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구속된 와중에도 별다른 반성 없이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천화동인으로 화천대유되니 순천휴명하라'로 이어지면서 문장이 완성된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천화동인이 '뜻이 같은 여러 사람에게서 도움을 받아 마음먹은 일을 성취할 수 있다'를, 화천대유가 '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를 각각 의미하므로 합쳐 풀이해보면 '뜻이 같은 여러 사람에게서 도움을 받아 천하를 크게 소유하게 되니 하늘의 뜻에 순응하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 2021.10.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사진=뉴스1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천하동인1호'의 유일한 사내이사인 이한성씨에게 법인명을 바꾼 이유가 무엇인지, 김씨가 구속된 상태에서 지시를 내린 것인지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CBS노컷뉴스 측의 취재에 김씨 측 변호인 또한 "범죄 혐의와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하동인1호는 화천대유가 지분을 전부 갖고 있다. '천화동인1호'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출자금 1억 400여만원을 댔고, 이후 배당금으로 약 1160배에 달하는 약 1208억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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