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들어 60개 이상 늘어나
일부 위원회 정부정책 면피용 활용
친분 인사 임명해 전문성 의구심도
역대 최대 수준을 돌파한 정부 산하 행정위원회도 대거 통폐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규모를 키워 각종 위원회를 대거 설치했다. 위원회 일부 직원은 비공무원으로, 위원회 폐지 시 '짐을 싸야 하는' 실직자가 된다. 차기 정부 출범 시 위원회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20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전국 행정기관 위원회 수는 600곳을 넘는다. 역대 정부 중 600곳이 넘는 위원회를 운영한 것은 문재인정부가 처음이다. 지난 정권과 비교해 60개 이상의 위원회를 늘렸다. 예컨대 일자리위원회, 4차산업혁명위원회, 수소경제위원회, 위험물사고조사위원회, 음주폐해예방위원회,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아동학대사례전문위원회 등이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일자리·신산업 육성, 국민 건강·안전 등 행정수요 변화 및 정책 문제의 확대 등에 따라 이해관계 조정과 전문가 의견 수렴 필요성이 증대해 위원회가 신설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 정책의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비판을 피해가기 위해 위원회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위원회 입장이 대부분 정부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도 나왔다. 장관 등이 친분 있는 교수를 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자의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행안부는 "위원회 설치와 운영의 효율화 및 내실화를 위해 매년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 정비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회의 미개최 등 운영실적이 저조하거나 기능이 중복되는 위원회는 폐지하거나 통폐합할 것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가 들어설 경우 난립해 있는 위원회도 통폐합의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원회 정비를 위해서는 국회 법률 개정이 필요한 만큼 일단 늘어난 위원회를 줄이는 일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 정부 위원회 관계자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폐지 논의가 있는데 과거에도 그런 논의가 있다 국회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며 "위원회별로 사회적 역할이 있는 만큼 폐지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위원회가 없어지면 저희는 집에 가야 하는 신세가 되지만 우리 위원회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만큼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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