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세금을 잘못 납부했다는 이유로 불성실가산세를 부과받은 다국적 IT기업의 한국법인 전 대표 A씨가 "가산세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과세 당국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이정민 부장판사)는 A씨가 동작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가산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19년 퇴직한 A씨는 재직 중 모기업으로부터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및 양도제한조건부주식(특정 목표를 달성하면 지급하는 주식)을 받았다.
A씨는 2014년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모기업 주식 4만523주에 대한 이익과 별도로 취득한 후 양도한 3116주 등에 대해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 2억3254만원을 신고·납부했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은 2019년 3월 A씨에 대해 2013~2017년 귀속 종합소득세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국세청은 스톡옵션 행사이익 10억7344만원을 양도소득이 아닌 2014년 귀속 종합소득세 수입으로 가산하고 A씨가 신고·납부한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한 세액 2억1970만원을 감액·환급한다는 내용의 과세자료를 통보했다.
이에 동작세무서는 2014년 귀속 종합소득세 본세 3억9975만원에 신고불성실가산세 3824만원과 납부불성실가산세 1억8115만원을 더해 총 6억1915만원을 A씨에게 고지하고 환급가산금을 포함해 A씨의 환급세액 2억3676만원을 환급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A씨는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해 종합소득세로 부과하더라도 불성실 가산세 등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세금 탈루 의사가 없었고 스톡옵션 행사이익이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워 거래은행 직원을 대동해 관할 세무서 직원과 상담 후 그 안내에 따라 양도소득세로 신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가 회사 근무 시 받은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세법상 근로소득이므로 종합소득세 과세대상이 분명하다"며 "납세의무자에게 세금탈루 의사가 있어야만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와 거래은행 직원의 진술서로는 세무서 직원과의 상담 내용이 불분명하다"면서 "세무서 직원의 잘못된 설명을 듣고 신고·납부를 이행하지 않았어도 이는 관계 법령에 어긋난 것이 명백하므로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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