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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술 상용화 막는 규제 타파... 서울, 기업 자율경쟁 생태계 구축 [인터뷰]

황보연 서울시 경제정책실장
서울규제혁신 100인 토론회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 도입

혁신기술 상용화 막는 규제 타파... 서울, 기업 자율경쟁 생태계 구축 [인터뷰]
서울시는 지난달 '서울규제혁신 100인 토론회'라는 이름으로 바이오,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산업협회, 경제단체와 함께 '기업 규제 개선'에 대한 공론화에 나섰다. 코로나19와 4차산업혁명의 여파로 바이오, AI, 로봇, 핀테크 성장은 가속화됐지만 제도적 기반 마련은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을 바꿔보겠다는 서울시의 움직임이다. 이에 토론회는 규제 등으로 기술 상용화가 쉽지 않은 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자리가 됐다.

서울시 경제 정책을 이끄는 황보연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사진)은 "정부가 혁신기술 관련 규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기업 목소리를 대변하는 후견인, 동반자, 조력자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서울시가 기업 후견인 역할을 자처하는 이유는 '위기감' 때문이다. 혁신기술은 속도전이 생명인데, 현재의 규제 시스템은 글로벌 기술경쟁에서 자칫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에 족쇄를 채우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황 실장은 "해외시장에서 환영받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우리 기업들의 혁신기술이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기업 규제로 인해 상용화되기 어려운 사례가 많다"며 "로봇, 드론, 인공지능, 핀테크 등 전 세계 나라와 도시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혈안이 돼 있는 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기술이 두각을 나타내도 정작 규제 때문에 상용화,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쳐서야 되겠나"고 지적했다.

때문에 환경이나 안전과 같이 필요한 규제가 아니라면 정부는 물론이고 지방정부에서도 규제 개선에 적극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실장은 "올해 서울시 경제정책실의 모든 업무 1순위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라며 "신기술 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고 쟁쟁한 세계도시들과의 경쟁 속에서 서울이,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우선 허용하고 사후에 규제를 받는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규제 개선을 통해 민간 기업이 자율적으로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동시에 인재 육성 등 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원에서는 힘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새로운 정부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황 실장은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권한을 지방에 이양해줘야 한다. 이를 통해 중앙정부가 추진하기 어려운 규제 개혁 실험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방정부에서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지역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지역 경제도 발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시의 경우도 각종 규제에 묶여 해외기업 유치와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규제자유특구 지정 과정에서 수도권이 원천적으로 배제되거나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여의도조차 조세감면의 혜택을 줄 수 없다.

황 실장은 "수도권을 규제하고 수도권의 자산을 단순히 나누는 것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연구개발(R&D) 등 서울이 잘하는 분야는 서울에서, 생산·유통 등 지방이 잘하는 분야는 지방에서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