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충돌 우려 충돌방지 유리로 교체…예산낭비 지적
시내버스 승강장에 조류 충돌을 우려해 조류충돌방지 유리로 교체하는인천교통공사 전경.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가 지난 2020년 250억원을 들여 시내버스 승강장 공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한데 이어 인천교통공사가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새로 설치한 승강장 유리를 조류충돌방지 유리로 교체키로 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인천교통공사는 ESG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박새, 까치, 황조롱이 등 도심 속에서 사는 새들과 공존을 위해 버스 승강대 유리를 조류충돌방지 유리로 교체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매년 많은 수의 새들이 건축물 유리창, 투명 방음벽 등에 충돌해 부상.폐사함에 따라 야생조류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조류충돌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공사는 새들이 비행 중 버스 승강대의 투명한 유리에 부딪쳐 죽거나 다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오는 5월말까지 버스 승강대 200개소에 설치된 유리를 조류충돌 방지 유리로 교체키로 했다.
이번에 버스 승강대 등에 교체하는 조류충돌방지 유리는 특수유리에 조류충돌방지용 문양이 인쇄된 특허제품으로 2억7000만원의 교체비가 소요된다.
더욱이 공사는 황조롱이 등 희귀조 충돌로 인한 폐사 방지를 위해 조류충돌방지 유리를 설치하는 것은 지방공사 중 처음이라며 자랑까지 늘어놓고 있다.
공사는 2019년 1249억원, 2020년 1591억원 등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한편 인천시는 지난 2020년 8월 시내버스 승강장을 표준모델로 교체한다며 250억원을 투입해 노후 쉘터형 승강장 676개소와 신규 승강장 500개소 등 총 1176개소를 교체 및 신규 설치한 바 있다.
지방선거에 인천 기초자치단장 선거에 출마한 한 정치권 인사는 “매년 수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교통공사가 시내버스 승강장을 새로 설치한 지 2년도 지나지 않아 멀쩡한 유리를 또 교체한다는 것은 엄연한 예산낭비”라며 “시민의 혈세를 마치 자기 주머니 속 돈처럼 사용하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도심 속 인간과 공존하는 조류 보호뿐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위한 것으로써 조류충돌방지 유리는 조달청으로부터 무상 지원받아 공사가 실제 지원하는 금액은 3700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