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연휴 기간인 1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한 도로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핵산(PCR) 검사를 받고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주민 전수조사를 당초 3차례에서 노동절 연휴 기간에도 일부 지역에 2차례 추가한다고 통지했다. 사진 = 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수도 베이징시 당국이 주민들 대상으로 한 전수(핵산) 조사 기간을 2차례 더 연장했다. 늘어나는 감염자를 수용하기 위한 코로나19 임시 병원 건설도 잇따르고 있다. 음식점 내 취식은 중단시켰으며 문화 공간은 폐쇄했다. 상하이처럼 당장 전면적 봉쇄는 아니더라도 단계적 봉쇄 확대를 위한 준비가 아니냐는 우려가 일부에서 나온다.
1일 베이징청년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는 당초 29일~30일 3차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핵산(PCR) 검사 전수 조사를 5월1일부터 4일까지 지역별로 2차례 추가하기로 했다. 베이징 최대 인구 지역이면서 한인 거주촌 왕징이 속해 있는 차오양구과 핑산구가 대상이다.
이로써 신규 감염자는 당분간 늘어나고 봉쇄 지역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당국은 베이징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2개 구에서 전 주민 2110만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였고 관리·통제구역(거주단지 외부 출입 금지)을 7개 구, 361개 건물까지 확대했다.
한인사회와 기업들은 상하이의 급격한 봉쇄는 진행되지 않아도 긴장의 고삐는 여전히 당기고 있다. 베이징은 대기업과 금융권, 정부기관, 공공기관 등의 컨트롤타워가 진출한 지역이기 때문에 거주·업무 지역이 코로나19에 뚫리면 봉쇄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중국 전체 업무가 흔들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 베이징 당국의 대응이나 통제 강도도 점차 고조되는 상황이다. 베이징은 지난달 22일부터 전체 16개 구 가운데 13개 구에서 321명(무증상 26명 포함)의 감염자가 나왔다. 중국 당국이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있어도 확진자로 분류하지 않는 무증상을 제외한 감염자가 50명을 넘어선 것은 재확산 이후 전날 통계(확진자 53명·무증상 6명)가 처음이다.
또 베이징시는 감염자 수용 용도의 코로나19 임시 병원 건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베이징시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미 4000 병상 규모의 임시 병원을 건설했고, 추가로 비교적 큰 규모의 임시 병원을 건설할 예정”이라며 “베이징에는 아직 그 정도의 감염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대비 차원”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아울러 이날부터 노동절 연휴가 끝나는 4일까지 베이징시 모든 음식점 내에서 취식을 금지했다. 밀폐된 장소에 사람이 몰리면서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베이징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일부 다중 이용 공간은 폐쇄했다. 관리·통제구역 안의 식당, 영화관, 도서관, 미술관, 노래방 등은 문을 열지 못한다. 노동절 연휴가 끝나는 5일부터 베이징 대중교통 이용자는 7일 내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
한편 상하이의 경우 봉쇄 33일째인 지난달 29일부터 이틀 연속 ‘사회면 제로 코로나’(격리 통제구역 밖의 신규 감염자 0명)가 실현됐다고 관영 매체들은 전했다. 또 상하이시 당국은 2차 조업 재개 대상 기업을 선별한 ‘화이트리스트’를 추가로 만들어 각 구정부를 통해 대상 기업들에게 통보했다. 이로써 상하이에선 점진적 정상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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