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 뒤이어 사의
금융당국 양대수장 모두 물갈이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차기 금감원장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이날 정은보 원장은 출입기자 단체 메시지를 통해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지난 8월 취임해 오는 2024년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최근엔 유임설도 있었지만 새 정부 출범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정 원장은 행시 28회로 최근 사의를 표명한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같은 기수다. 취임 후 '먼지털이식'이라고 지적이 일단 종합검사를 정기검사와 수시검사로 바꾸고, 금융사와 빅테크, 핀테크에 대해서 '동일 기능 동일 규제'라는 잣대로 "더 넓은 운동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해왔다.
차기 금감원장 후보로는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과 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부회장,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립대 교수, 금융연구원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등을 거친 후 지난 2020년 정계에 발을 디뎠다.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경제분야의 브레인 역할을 했고, 금감원의 감독 방식에 대해 여러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전공이 금융분야라는 점이 경쟁력이다
이찬우 수석부원장의 경우 재정경제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기획재정부 미래전략정책관, 미래사회정책국장,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을 역임했다. 기재부 재직 당시 최장수 차관보로도 불렸으며 선후배간의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부터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맡아왔다.
김용범 전 차관은 행시 30회로 정은보 원장과 두 기수 차이가 난다. 재정기획부(현 기획재정부)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공적자금위원회 사무국장, 자본시장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부위원장 등을 그쳤다. 이전에도 당국 수장 후보로 자주 거론됐으며 차기 금융위원장 후보군에도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부회장도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경제정책국을 거쳐 금융위원회 대변인,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거쳐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을 지냈다.
관 출신 외에 검찰출신인 법조계 인물들도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다. 정연수 전 금감원 부원장보,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 박은석 전 금감원 자본시장국장 등이다. 현재 김앤장에 근무하는 정연수 변호사는 사법고시(26회) 출신으로 서울지검과 법무부 검사, 금융정보분석원 실장,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 수원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고 지난 2008년 6월 금감원 부원장보를 지냈다. 이후 사법기관과의 공조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한 바 있다.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은 대구지검 2차장검사, 서울고검 형사부장,수원지검 안산지청장,창원지검장,의정부지검장을 역임했다. 지난 2020년 10월에는 라임 펀드 사건을 지휘했으나 당시 법무부의 압박이 계속되자 "정치가 검찰을 덮쳤다"는 입장문을 내고 검찰을 떠났다.
박은석 전 국장은 사법고시 30회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서울지검 검사, 법무부 국제법무과장,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창원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지난 2014년 금감원으로 자리를 옮겨 감찰실 국장, 자본시장조사1국장을 맡았다.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정 원장은 원장직을 그대로 수행할 예정이다. 차기 금융위원장이 취임할 때까지는 후임이 정해지지 않는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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