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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거래소 CEO 재산도 반년새 80% ‘공중분해’

암스트롱·창펑자오 최고 손실

가상자산거래소 CEO 재산도 반년새 80% ‘공중분해’
지난 1월까지만 해도 960억달러에 이르렀던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의 총재사은 현재 116억달러로 88%나 줄었다. /사진=뉴스1로이터
브라이언 암스트롱, 창펑자오, 샘 뱅크맨-프리드, 윙클보스 형제 등 가상자산 업계 내로라 하는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침체됐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수년간 정체된 끝에 지난 해부터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이어지며 활기를 띠었으나 올해 들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물가 상승 등 악재가 이어지며 다시 장기 침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유명인들도 줄줄이 손실을 보고 것으로 추정된다.

■암스트롱, 137억달러→22억달러1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나스닥 상장사이기도 한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최고경영자(CEO)의 순자산은 지난 해 11월 137억달러(약 17조6000억원)에서 현재 22억달러(약 2조8000억원) 수준으로 84% 급감했다.

암스트롱 CEO는 코인베이스 지분 약 16%를 보유하고 있는데, 코인베이스 주가 하락이 재산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코이베이스의 52주 신고가는 368.90달러(약 47만4000원)지만 지난 주 67.87달러(약 8만7000원)에 마감됐다.

최근 발표한 코인베이스 1·4분기 매출은 11억7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로 시장 전망치였던 15억6600만달러(약 2조100억원)를 25.27% 하회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35.0% 감소,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공시서류를 통해 "코인베이스가 파산할 경우, 관리 중인 가상자산이 재산으로 간주돼 파산절차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만약 파산할 경우 고객이 가상자산을 회수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해 시장에 충격을 줘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암스트롱 CEO는 "파산 위험은 없지만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지침에 따라 위험요소를 포함한 것"이라며 "이는 제3자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에게 새롭게 요구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창펑자오, 960억달러→116억달러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펑자오(Changpeng Zhao) CEO(사진)는 지난 1월까지만 해도 960억달러(약 123조3000억원)의 재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116억달러(약 14조9000억원)로 재산 감소율이 무려 88%에 이르렀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FTX의 샘 뱅크맨-프리드(Sam Bankman-Fried) 설립자 겸 CEO의 재산은 3월 이후 약 절반 가량으로 감소해 현재 113억달러(약 억원)로 추산된다.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의 설립자로 이른바 윙클보스 형제로 불리는 캐머런 윙클보스(Cameron Winklevoss)와 타일러 윙클보스(Tyler Winklevoss)는 올해 총 재산이 각각 22억달러(약 2조8000억원)씩 감소했다. 감소 규모는 전체 재산의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운용사인 갤럭시디지털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CEO는 지난 해 11월 이후 재산이 60억달러(약 7조7000억원) 감소해, 현재 25억달러(약 3조2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보그라츠는 특히 최근 가치가 급감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루나(LUNA)를 보유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달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가상자산 컨퍼런스에서 "전세계에서 내가 비트코인과 루나 문신을 갖고 있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라며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 그는 지난 1월 영문 'LUNA'가 새겨진 자신의 문신 사진을 트위터로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 해 11월 한때 3조달러(약 3800조원)를 넘겼지만 현재 1조2700억달러(약 1630조원)로 약 58% 감소했다. 6월부터 미국이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기로 한 가운데,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미국 상하이 봉쇄 장기화에 따른 전세계 물동량 감소 등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들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