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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때마다 '중앙권력 쇄신' 약속, 이번에도 구호에 그칠라 ['포스트 6.1' 지방선거 이대로 괜찮나 (下)]

국회선진화법·위성정당 방지법
국회의원 불체포·면책특권 폐지
정치개혁 현안 과제 '발등의 불'
각당 논의 속 이행 여부 미지수

선거때마다 '중앙권력 쇄신' 약속, 이번에도 구호에 그칠라 ['포스트 6.1' 지방선거 이대로 괜찮나 (下)]

포스트 지방선거 정국을 맞은 여야는 그동안 선거로 미뤘던 숙제가 한 둘이 아니다. 가깝게는 5월 더불어민주당이 입법을 강행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과정에서 무력화된 국회선진화법을 손질하는 문제를 비롯해 위성정당 방지법, 국회의원 면책특권·불체포특권 폐지, 그리고 여야 각당의 공천 시스템 개선 등이 모두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다.

■선진화법 개정 시급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선진화법은 5월 검수완박 입법 대치 과정에서 일부 기능을 상실하면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게 국회 법사위 안건조정위 기능이다. 안건조정위는 다수당의 횡포로부터 소수 의견을 보호하고 입법 과정에서 여야 합의 처리를 유도하자는 취지로 여야 동수(각 3인)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민주당이 검수완박 입법 처리 과정에서 소속 의원 상임위 사보임과 위장 탈당으로 입법 강행을 하면서 기능이 무력화된 상황이다.

선진화법 뿐만 아니라 의석수 늘리기용 꼼수 비판을 받아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도 다음 총선이 2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여야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이 요구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해 위성정당 탄생→ 위성정당과 거대 양당 합당 과정을 거치며 비례의석을 편법으로 늘리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더이상 반칙을 않겠다"며 정치개혁 이슈로 위성정당 방지법 추진을 제기했다.

김민철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지역구 선거 25% 이상, 지역구 의석 5석 이상을 획득한 경우에만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도록 해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방지하는 내용이다.

■면책특권-불체포특권 폐지 재부상

국회의원 면책특권과 불체포 특권 폐지 논의도 개정 논의가 시급해 보인다.

민주당도 정치개혁특위가 올해 1월 면책특권과 불체포 특권 폐지 법안을 발의하고 국회통과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6.1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의원이 연고가 없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여당으로부터 의원 불체포특권을 노린 방탄 출마라는 비난 속에 이슈가 되면서 논의가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여야의 불체포특권 폐지 논의에 당분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월 20일 발의한 불체포특권 제한법은 현행 체포동의안 표결 시한을 72시간에서 48시간으로 단축하고, 표결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으로 간주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체포동의안 표결 방식을 무기명투표에서 기명투표 방식으로 바꿔 동료 의원 보호를 위한 방탄 국회 비판을 줄이자는 취지다.

■정치 쇄신 약속 이행은 미지수

여야가 모두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국회 스스로 뼈를 깎는 정치 혁신을 약속했지만 선거 뒤 여야 내부 사정에 발목이 잡히게 생겼다. 민주당은 쇄신을 약속한 박지현 위원장 등 비대위 지도부가 선거 책임론에 전격 사퇴하면서 책임질 인사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대선과 지방선거 2연패 책임론에 내홍이 깊어지면서 쇄신 동력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당권 경쟁이 가열되면 쇄신은 새 지도부의 몫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도 이준석 대표가 22대 총선을 겨냥한 혁신위를 출범하고 공천시스템 개혁에 방점을 찍었지만 내부 이견에 진통을 예고중이다. 공천시스템 손질을 우려하는 쪽에선 임기가 내년 6월까지인 당 대표가 1년 뒤인 2024년 총선 공천 룰을 손보겠다는 것은 월권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와 관련,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자기 쇄신에 인색한 정치권이 그나마 자기 쇄신 동력을 확보할 시점은 선거 직후"라며 "정치 발전을 위해 여야가 이번 기회에 정치 혁신 경쟁이라도 벌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