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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민주당, '혁신형 비대위' 수장으로 '86그룹' 우상호 추대

격랑의 민주당, '혁신형 비대위' 수장으로 '86그룹' 우상호 추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4선 우상호 의원을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했다. 공동취재, 뉴스1.
격랑의 민주당, '혁신형 비대위' 수장으로 '86그룹' 우상호 추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차기 지도부 구성 논의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선과 지선 2연패로 위기를 맞은 더불어민주당이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86그룹' 우상호 의원을 추대했다.

'혁신형 비대위'가 신속하게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중진 우 의원이 당 수습의 키를 쥐게 됐다. 다만 우 의원이 용퇴설 중심에 있는 86그룹 당사자라는 점에서 반쪽짜리 혁신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7일 의원총회를 열고 4선 중진 우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비대위원에는 초선 이용우, 재선 박재호, 3선 한정애 의원이 이름을 올렸고 원외에서는 김현정 평택을당협위원장이 추천됐다. 6.1 지방선거 및 보궐선거 이후 선수별 간담회 등을 통해 각 그룹에서 비대위원을 한명씩 추천한 결과다.

박홍근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은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소속된다. 청년과 여성 비대위원이 아직 공석으로, 추후 비대위 내 추가 논의를 통해 결정키로 했다. 1차 명단을 확정한 민주당은 향후 당무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비대위 구성을 확정할 예정이다.

우 의원은 대선 총괄선대본부장 이후 3개월 만에 당 전면에 나서게 됐다. 우 의원은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초재선 그룹의 신임을 얻었다. 당 내에서도 '혁신형 비대위'를 이끌 적임자로 우 의원을 추대했고, 별다른 이견 없이 우 의원이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됐다.

우 의원은 전당대회 이전 '민주당 혁신'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선거 패배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환골탈태 수준의 당 쇄신을 맡게 된 것이다. 박홍근 당 대표 대행은 의총에서 "우리가 직면한 뼈아픈 현실은 선거에서 지면 늘 반복되는 의례적인 반성문은 더 이상 쓸 수 없다는 것"이라며 "반성 위에서 재창당의 심정으로 '그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혁신하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대위 출범 전부터 '제대로 된 쇄신'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키를 쥔 우상호 의원도 용퇴설의 중심에 있는 586그룹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사즉생의 각오로 혁신을 주장한 민주당이 86그룹을 전면에 세우면서 혁신의 진정성 또한 의심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일단 민주당은 비대위 구성 후 당 재건 방향과 후반기 원 구성, 윤석열 정부 현안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 전당대회 전후 계파 갈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소장파'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문재인(친문)과 친이재명(친명) 계파 갈등을 두고 "양쪽 다 남탓할 게 아니고 내탓이라고 자책하고 반성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쪽이 득세를 해서 당권을 잡아도 민주당이 쇄신했다고 여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계파 갈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8월 하순 예정된 전당대회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종민 의원은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곪아있는 상태라 외과 수술이 필요하다"며 전당대회를 내년 2월로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혁신 비대위를 재구성해서 6개월 정도 민주당의 혁신과 통합에 대해 고민을 충분히 하는 시간을 가지고 그 위에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당 혁신이 최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