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국대사로 임명된 정재호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사진=대통령실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윤석열 정부의 첫 주중대사로 내정된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에 대해 중국이 기대와 동시에 경계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7일 송고한 인터넷판 기사에서 "신임 대사는 중국에서 일하고 공부해 중국어에 능통하다"며 "재임 기간 한중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정 교수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는 것은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정 교수는 중국 문제와 국제관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며 "합리적이고 독자적인 사고로 중한관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신문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한중 관계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균형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반면 환구시보의 한국 주재 특약기자가 쓴 기사는 정 내정자가 대북 강경론자로 평가받는 점, 미국에서 공부한 중국 전문가라는 점을 한국 언론을 인용 보도하는 형식으로 소개했다.
이 기사는 또 정 내정자가 작년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한국 정부의 '공중증(중국을 두려워하는 성향)'이 심했다고 평가한 점으로 미뤄 중국에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한국 매체 보도를 전했다.
기사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를 인용하는 형식으로 정 내정자가 한중 학계에서 '저명인사'이며 중국 내 다수의 전문가와 교류 및 접촉을 해왔기에 중국 사정에 대한 일정한 이해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매체와 인터뷰한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학술연구와 외교 업무는 명확히 구별되며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중한관계는 많은 민감·복잡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정 내정자가 특기를 발휘해 취임 후 중한관계를 한층 공고화하고 발전을 추동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치경제 전문가로 윤 대통령과 충암고 동기동창인 정 내정자는 중국 측 동의 절차(아그레망)를 거쳐 정식 부임하면 1992년 한중수교 이래 14번째 주중대사이자, 관료 경험 없는 순수 중국 전공 학자 출신 첫 주중대사로 기록된다.
그간 주중대사는 제6대인 김하중(2001.10∼2008.3) 전 대사 같은 고위 직업 외교관 출신과 12대 노영민(2017.10∼2019.1) 전 대사처럼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인 출신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정 내정자는 중국 내정의 경우 중앙과 지방의 관계, 중국의 대외관계 측면에서는 미중관계 중심으로 여러 논문과 저서를 발표했다.
대선 때부터 윤 대통령에 정책 자문을 해왔으며 올해 4월엔 한미정책협의대표단에 포함돼 박진 외교부 장관 등과 함께 미국을 방문, 윤 대통령의 대(對)중국정책 등에 대해 미국 측에 설명하기도 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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