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원 인제군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에서 훈련 중인 K2 전차가 기동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꼽는 세계 10대 전차가 있다. 각자 취향에 따라 들쑥날쑥하지만 독일의 레오파르트2A7+와 미국의 M1A2 에이브럼스, 영국의 챌린저2, 한국의 K2 흑표,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MK4가 선두권이다. 러시아의 T14 아르마타, 일본의 10식 TK-X, 프랑스의 르클레르 AMX-56, 러시아의 T-90MS, 중국의 VT4 MBT-3000가 뒤쫓는다. 한국의 K2는 종합전력에서 현존 전차 중 두세 손가락 안에 든다.
세계의 주력전차는 대개 3세대에 속하는데 흑표는 3.5세대에 해당한다. 러시아의 아르마타는 4세대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양산에 실패했다. 4세대 전차는 스텔스 기능과 무인화, 최신 정보기술(IT)이 적용된 통합통제시스템을 기본으로 한다. 흑표는 2003년 국산 개발에 돌입, 2008년 성공했다. 두 번째 한국 육군의 주력전차라는 의미를 담아 'K2'라는 제식번호가 붙었고, 별칭은 검은 표범을 뜻하는 '흑표'로 명명됐다.
북한 전차와의 전력비교가 관심사다. 베일에 가린 북한의 신형 전차를 외형 위주로 분석한 결과 미국이나 서방의 3세대급 전차와 외형 면에서 상당히 유사하며, 노후화된 전차 관련 기술을 3세대급 이상으로 발돋움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만만찮다는 뜻이다. 흑표 한 대의 가격은 850만달러에 이른다. 400만달러 수준인 프랑스의 르클레르, 500만~600만달러 사이인 독일의 레오파르트 2A6, 800만달러 수준의 M1A2 에이브럼스 SEPv2 전차보다 비싸다.
폴란드가 K2 전차 제조사인 현대로템에 180대 구매의사를 밝힌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수출액은 3조원이 넘는다. 노르웨이와도 최대 100대를 파는 구매절차가 진행 중이다.
계약이 성사되면 5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방산수출 잭팟이 터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의 군비경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K방산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전쟁의 역설이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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