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밀집지역 차오양구 클럽발 집단감염 확산
- 상하이도 격리구역 밖 감염자 나오는 '사회면 감염' 사흘 연속
8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출근길 시민들이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수도 베이징과 경제수도로 불리는 상하이가 각각 준봉쇄 혹은 전면봉쇄를 해제한지 10여일만에 다시 방역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 5.5% 안팎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월 상하이 때와 같은 극단적 봉쇄는 지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봉쇄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12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의 신규 감염자 수는 65명(무증상 감염 31명 포함)으로 지난 10일부터 이틀 연속 60명대를 기록했다.
신규 감염자는 모두 한일밀집 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차오양구의 한 클럽을 방문했거나 방문자와 밀접 접촉한 이들이다. 베이징시는 이번 집단감염과 관련해 현재(11일 기준)까지 확인된 감염자수는 130여명에 달하고 밀접 접촉자 수는 6158명이라고 밝혔다. 전체 16개 구와 경제개발구 중 14개(경제개발구 포함)에서 감염자가 나왔다.
시는 당초 13일부터 초·중·고교의 등교를 시작하다는 방침이었지만 주말 사이에 이를 연기(전염병과 무관한 고3 제외)한다고 밝혔다. 최대 규모 테마파크인 유니버설스튜디오 역시 11일로 예정됐던 재개장을 잠정 연기하는 등 주요 관광지 운영도 중단했다. 아울러 감염자가 나온 주거단지를 봉쇄하고 전 주민 대상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일 도시 봉쇄가 해제된 상하이도 점차 감염자가 늘면서 긴장감도 올라가고 있다. 전날 상하이의 신규 감염자 수는 29명(무증상 감염자 19명 포함)으로 봉쇄 해제 전인 지난달 30일(22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격리 구역 밖에서 감염자가 나오는 ‘사회면 감염’은 4명으로 사흘 연속 발생했다. 상하이 역시 절반에 가까운 구에서 전 주민을 대상으로 주말동안 핵산검사를 진행했다. 일부 지역은 봉쇄도 뒤따랐다.
중국 정부가 상하이·베이징 봉쇄 해제에 맞춰 대대적인 소비활성화에 나섰지만 이 같은 상황에 불안감을 느낀 주민들은 예방성 저축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 1∼5월 중국의 주민저축 증가액이 7조8600억 위안(약 1500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6% 증가했다. 중국의 위안화 저축액은 246조 위안(약 4경6천780조원)으로 1년 전보다 10.5% 늘어났다.
중정성 핑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차이신에 “경제와 고용 불안정성이 커짐에 따라 주민들의 예방성 저축이 늘어나고 이는 소비 의욕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CNN 방송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이 광범위한 코로나19 봉쇄, 빅테크에 대한 규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소비지출과 산업생산은 4월에 급격히 감소했고 실업률은 2020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며 “분석가들은 중국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며 일부 위험 요소들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제프리 핼리 선임시장분석가는 상하이와 베이징의 임시 봉쇄와 관련, “중국의 경제활동이 줄어들면서 봉쇄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내다봤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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