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원화채 매수세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이 가시화하면서, 원화채의 금리 매력도가 전과 같지 않다는 평가다.
23일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외국인이 연초 이후 순매수한 원화채 규모(1월 1 ~ 6월 22일)는 3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의 원화채 순매수액(67조5000억원)의 약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지난해 1년 동안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서 순매수한 채권 규모는 119조2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몇년간 외국인의 원화채 사랑에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 규모는 6월 현재 225조원을 넘어섰고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도 9.7%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채권 금리를 비롯한 선진국가들의 채권 금리 상승폭이 커지면서 원화채 매력이 전과 같지 않다는 평가다. 오는 7월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기정사실화 하고 있어 외국인의 원화채 순매수세는 더욱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4~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0.75%~1.00%에서 연 1.50~1.75%로 75%p 인상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1.75%)와 금리 폭이 좁혀진 것이다. 현재로선 연준이 7월 FOMC에서 0.75%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이 같은 자이언트스텝을 진행할 경우 한국은행이 한번에 0.5%p를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다고 해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높아지는 '한미금리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통상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움직임을 선반영하는 만큼, 한미 채권금리 역전도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채 3년물 금리는 22일(현지시간) 연 3.19%로 연초 연 1.01% 대비 2.18%p 올랐다.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2일 연 3.522%를 가리키고 있다. 연초(연 1.855%) 대비 1.66%p 오른 것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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