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천억 목표 수상레저업체
이희재 우성아이비 대표
세계 첫 공기주입 서프보드 개발
20여종 보트 원천기술도 보유
기술력 바탕으로 생산 90% 수출
2024년께 코스닥 재상장 준비
이희재 우성아이비 대표(오른쪽)가 보트 작업을 하고 있는 직원에게 꼼꼼한 마무리 작업을 지시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올해 외부 투자를 유치, 공장을 확대·이전해 제2창업을 선언하고 3년 이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 수상레저업체인 ㈜우성아이비 이희재 대표는 올해 중 제2창업을 선언하고 이전의 영광을 넘어서는 세계적인 수상레저업체로 재도약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우성아이비는 튜브나 고무보트가 수상레저의 전부였던 1992년에 설립, 불과 20여년 만에 유럽과 미국의 100년 이상 된 세계적인 수상레저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명품 수상레저업체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우성아이비가 짧은 기간에 폭풍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력과 차별화 때문이다. 기존에 나무나 합성소재로 만든 보드를 대체하는 공기주입식 보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보드가 무겁고 이동하는데 불편했으나 공기주입식 보드는 4m 크기의 서프보드(파도타기에 사용되는 보드)도 바람을 빼면 가방에 들어갈 정도로 작아졌다. 강도도 원목 재질 수준이었고 무게도 기존 보드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카약은 기존 나무나 합성소재로 만든 제품이 34㎏였는데 무게를 47% 줄여 18㎏에 불과한 제품을 만들었다. 공기압도 군용보트보다 5배 이상 공기주입이 가능할 정도로 튼튼하다.
우성아이비 제품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공기주입식 보트가 미국 그랜드캐년 등지에서 선수용, 산업용, 경주용으로 사용될 만큼 안전성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다. 세계 래프팅선수권대회에서 메달 수상자가 모두 우성아이비 제품을 사용할 정도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됐다.
특히 SUP(Stand Up Paddle Board·서서 노를 젓는 보드)는 중국 제품의 2배가 넘는 높은 가격에도 세계시장의 30%를 점유하며 세계 1위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이 밖에 우성아이비는 개발에 박차를 가해 하늘을 나는 보트인 '플라이 피시', 손대신 발로 젓는 카약인 '미라지 카약', 공기 주입식 기술을 이용해 축사에 사용하는 '카우 매트리스', 이동과 보관이 편리한 '유아용 카시트', 공기주입식 음압텐트, 군용보트, 캠핑용품 등을 개발했다. 플라이 피시는 수면 위 6m까지 떠오르고, 미라지 카약은 노를 손으로 젓는 것에 비해 힘이 10분의 1 밖에 들지 않는다. 카우 매트리스는 소가 무릎을 꿇고 누울 때 고통을 완화해줘 우유의 질과 생산량을 높였다.
■기술력·차별화로 성장
우성아이비는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 차별화를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 등 세계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생산물량의 90%가 수출 물량일 정도로 국내보다 세계에서 인기가 더 높다.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KOTRA 세계일류상품에 지정됐고 해외에서 받은 품질 인증서 50여종, 20여종의 보트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우성아이비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수상레저산업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보드·보트 등을 만들기까지 수천 번, 수만 번의 실패를 거듭하며 기술을 개발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국가별 품질 인증 테스트를 통과하는데 더 많은 난관이 따랐다. 보트가 인명을 다루는 업종이다 보니 보트의 안정성을 인정받는 일은 수출보다 더 어려웠다.
인증 테스트는 대개 해외 바이어에게 맡겨서 진행하지만 우성아이비는 이왕 할 거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서 600∼700페이지에 달하는 인증 책자를 직접 만들었다. 인증 테스트에 앞서 직원과 함께 한강에 나가 죽음을 무릅쓰고 직접 전복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그 결과 유럽통합품질인증(CE), 북미해양제조산업협회(MMMA) 등의 인증을 통과했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배운 점도 많아 제품의 단점을 개선하고 세계 트렌드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와 사후서비스(AS)도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는데 한 몫을 했다. 우성아이비 엔지니어 2명이 본격적인 성수기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4∼5월께 미국 전역을 40∼45일간 일주하며 직접 찾아가는 사후서비스를 진행했다.
당시 사후서비스를 진행하는 업체가 없어 타사 제품을 수리해준 적도 있었다. 신뢰를 얻으니 장기간 거래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우성아이비는 2015년 3월 국내 수상레저업체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2017년부터 레저 관련 의류사업, 화장품사업 등 신사업에 투자하는 등 공격적 기업 확장을 추진, 2017∼2018년 2년간 약 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계속기업 불확실성'의 사유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2018년 상장폐지 되는 아픔을 겪었다.
■2개월 만에 회생 종결 사업 정상화
우성아이비는 2019년 7월 법원의 회생계획인가 결정 이후 국내 최단기인 2개월만에 회생절차를 조기 종결했다. 불과 1년 6개월 만에 회사를 정상화시키고 2021년 최대 순이익을 거두었다.
우성아이비는 전자공시시스템에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이 2020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389억원, 순이익 69억5000만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올 6월까지 246억원, 연말까지 500억원을 넘어서고, 100억원 이상 순이익이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성아이비는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했고 빚을 갚았으며 M&A를 실시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재기했다.
우성아이비가 이처럼 빠른 시일 내 정상 회복할 수 있었던 데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술력을 믿고 3년간 300억원을 선수금으로 선뜻 내놓은 외국 바이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 동안 기술력과 함께 신뢰를 쌓아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성아이비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큰 성장을 이루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끝나가는 올해부터는 매출과 순이익이 매년 50% 이상 고성장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우성아이비는 한국과 중국,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으며 임직원 82명(해외공장 포함 44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대표는 "화장품·의류사업은 완전히 접었고 앞으로 한우물만 파겠다. 수상레저제품과 구조용보트 등 수상레저용 카타고리에 속하는 제품 개발을 늘려 2024∼2025년 코스닥 재상장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