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에 68조 지원 골자
법안 통과 기대감에 반등 채비
인텔·TSMC·삼성전자 등 수혜
올해 들어 주춤했던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미국에서 반도체 육성 법안이 사실상 상원의 문턱을 넘으면서 관련 산업이 반등 채비를 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체 ETF 수익률 1위(26일 기준)는 25.05%의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이 차지했다. 'KODEX 미국반도체MV'(13.09%),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12.65%), 'SOL 한국형글로벌반도체액티브'(11.61%) 등 다른 반도체 ETF도 같은 기간 두 자릿수가 넘는 성과를 냈다.
미국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티커 SOXX)와 '반에크 세미컨덕터(SMH)'는 7월(현지시간 25일 기준)에 각각 15.14%, 40.86%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학개미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4위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커 불 3X(SOXL)'이 차지했다. 순매수 금액은 2322만달러(약 305억원)였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 플러스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 법안은 반도체산업에 총 520억달러(약 68조원)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미 상원은 전체 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토론 종결 투표'를 64대 32로 가결했다. 반도체 지원법 제정을 반대하는 절차를 없앴다는 의미로, 사실상 법안이 통과된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최종 표결은 이번주 안에 이뤄질 예정이다.
법안에 따라 반도체 생산시설을 신설, 확장, 현대화하는 기업에게 약 390억달러,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비로 110억달러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전체 지원 규모가 2800억달러(368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과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 등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인텔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세우기로 했고, 삼성전자도 올해 하반기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신규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 동맹인 '칩4'에 한국이 포함된 점도 국내 반도체산업에는 호재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 지원법 이후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주요하게 작용할 중국의 정책도 지켜봐야 한다"며 "동수서산(동부지역 데이터를 서부지역으로 전송·처리하는 디지털 인프라 조성)에 따라 데이터센터 구축이 핵심이 될 것이다. 이때 반도체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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