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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JP모간 여행사 차리는 속내는

여행사에 나가는 수수료 아끼기
아멕스 등도 여행업계 큰 손

[파이낸셜뉴스]
'큰손' JP모간 여행사 차리는 속내는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이 여행업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2015년 5월 20일(현지시간) 뉴욕의 JP모간 본사 건물. 로이터연합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이 대형 여행사 창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JP모간은 지난 1년 반 동안 여행객들에게 여행계획 수립부터 교통, 숙박에 이르기까지 일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사를 만들기 위해 물밑 작업을 해왔다.

미국내 여행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에 이르기까지 온갖 여행 상품이 망라될 전망이다.

JP모간은 이를 위해 예약 시스템, 식당 평가 업체, 고급 여행사 등을 인수했다.

지금은 각 공항에 자사 고객들을 위한 자체 라운지까지 구축하고 있다.

WSJ은 JP모간의 새 여행 웹사이트가 수개월 안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했다.

■ 왜 여행사인가


여행은 은행, 신용카드사들의 소비자 지출 항목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소비자들이 은행 카드 등으로 지출하는 주요 항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여행관련 지출이 되면서 그 수수료를 여행사들에 지급하는 것이 아까워진 것이 JP모간을 여행업으로 끌어들인 배경이다.

또 JP모간이 제공하는 여행 상품에 만족하는 소비자들을 평생 은행 고객으로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금융 부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 JP모간, 미 3대 여행사 등극하나


JP모간은 이미 여행업계에 살짝 발을 담그고 있다.

자사 신용카드 고객들이 카드 포인트로 자사의 여행 예약사이트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JP모간 추산에 따르면 미국내 레저 여행 지출액의 3분의1이 자사 고객 지출이다. 이 가운데 아주 소수만 JP모간 여행 예약사이트를 이용한다.

원스톱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거대 여행사이트를 출범하면 상당한 매출 신장이 가능할 것으로 JP모간은 기대하고 있다.

2025년에는 여행 관련 매출이 지금보다 5배 많은 1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믿고 있다.

트래블위클리에 따르면 연간 150억달러 매출 규모면 지난해 기준으로 미 3대 여행사가 된다.

다만 이 정도 규모로는 업계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킹닷컴, 익스피디어의 700억달러가 넘는 매출에 턱없이 부족하다.

격차가 많이 벌어지는 3위다.

■ 포인트의 함정


JP모간의 여행사 진출 계획에는 그러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여행 마일리지는 다른 은행들은 물론이고 JP모간에도 상당한 출혈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JP모간이 기대하는 것과 달리 여행 마일리지로 은행과 고객 간에 장기적인 끈끈한 유대가 형성되는 것 만도 아니다. 장기적인 혜택 없이 손실만 감수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JP모간은 아울러 스스로 여행업에 진출하면서 관련 분야 협력사들과 공조가 깨져 미래 사업에 더 큰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 이미 여행 마일리지를 지급하는 JP모간 신용카드가 자사 카드 고객들을 빼 가고 있다며 일부 협력사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 아멕스 등도 여행업계 큰 손


JP모간이 여행업에 진출하는 것이 금융사로서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카드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는 미 6위 여행사이다.

또 다른 카드사인 캐피털원파이낸셜도 지난해 자체 여행사이트를 개설하기 위해 여행예약 업체에 투자했고, 자사 카드 고객들을 위한 첫번째 공항 라운지 문도 열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