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탄 채 행선지 말 안 해 시비 붙어
폭행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 허벅지 등 폭행
체포 후 안내해주던 파출소 경찰 뺨 때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술에 취해 경찰에게 "귀여운 자식"이라며 뺨을 때린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윤찬영 부장판사)은 공무집행방해, 폭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8)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7월 1일 만취 상태에서 경찰을 폭행해 공무집행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날 오전 2시38분께 서울 금천구 노상에서 택시에 탑승한 뒤 목적지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아 시비가 붙었다. 택시 운전사인 60대 남성 피해자가 하차 요구를 하자 화가 난 A씨는 택시 안에 침을 뱉었다. 피해자가 택시 밖으로 나가 A씨 좌석의 문을 열었고 A씨는 따라 나와서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잡아 볼을 꼬집고 몸으로 밀치는 등 폭행했다.
A씨는 오전 2시46분께 피해자의 112신고를 받고 경찰의 귀가 명령에도 이를 거부했다. 이후 경찰은 차도를 돌아다니던 A씨를 위험하다는 이유로 인도로 이동시키자, A씨는 "아이고, 왜 건드려"라고 말하며 손으로 경찰의 오른쪽 팔 부위를 치고 뒤돌아서는 경찰의 허벅지를 1회 걷어찼다.
A씨는 폭행 혐의 등으로 체포돼 서울 금천구에 있는 파출소에 인치됐다.
A씨는 오전 3시28분께 이곳에서 파출소 소속의 또 다른 경찰로부터 현행범인체포 관련 권리고지확인서, 신체확인서에 관한 설명을 듣던 중 "아유 귀여운 자식"이라고 말하며 손으로 해당 경찰의 뺨을 때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동종범죄로 인한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은 좋지 않은 정상"이라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폭행의 정도가 그다지 강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형법에 따라 피해자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폭행' 혐의는 택시 운전사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 공소 기각됐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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