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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원스톱 플랫폼 재추진… 은행들 "고객 뺏길라" 난색

정치권 "서민부담 완화" 압박에 금융당국,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핀테크 "시스템 구축, 적극 참여"
주도권 쥔 은행권은 여전히 반대

대환대출 원스톱 플랫폼 재추진… 은행들 "고객 뺏길라" 난색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갈아타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야 정치권의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금융당국은 여러 금융업권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하지만 핀테크와 은행 등의 입장 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의견 수렴에도 업권별 이해 조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서비스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금융결제원은 타협안을 찾는대로 조속히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환대출 서비스는 지난해 은행권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금융당국, 핀테크-금융권 의견 수렴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각 금융업권의 관계자들을 만나 대환대출 서비스와 관련한 의견을 듣고 이해관계를 조율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여신협회, 핀테크 업체 등을 만나 이해관계를 수렴하는 중"이라며 "대환대출 서비스 도입에 강하게 우려를 표하는 일부 업권도 있어 이런 우려가 타당한지를 파악 중이다. 기술적인 현실화 가능성도 살펴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주 핀다, 핀크, 뱅크샐러드 등 3개 핀테크 업체의 입장을 청취했다. 업체 관계자는 "대환대출 서비스를 위해 선행돼야 하는 금융결제원의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핀테크 업체의 입장을 당국에 전달했다"면서 "은행당국과 중도상환수수료, 대환 기간 등 서비스의 방법론적인 것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대환대출은 신규 대출기관과 기존 대출기관 간의 상환이 필요할 때 소비자들이 은행 등 금융회사를 여러 번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원스톱 방식으로 대환대출에 필요한 절차를 처리하는 서비스다. 다수 금융회사의 대환대출 조건을 금융 소비자에게 제공, 저금리 상품으로 이동이 쉽다는 게 특징이다.

앞서 지난해 1월 금융결제원 주관으로 금융권(은행권, 제2금융권, 여전업권) 전담태스크포스(TF)가 신설됐다. 대환대출 서비스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으나 은행권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약 1년여 만에 대환대출 서비스가 재추진되는 것이다.

정치권도 여야 모두 금리 인상기에 취약차주 보호를 위해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압박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초 금융위, 금결원 등과 가진 간담회에서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타는 대환 대출도 서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고려할만한 선택지"라며 "당사자 간 이해 충돌로 현재는 추진이 중단된 사정이지만 급격한 고금리로 국민 금융부담이 가중되는 비상 상황인 만큼 원스톱 대출 이동제를 시급해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23일 "금융회사 간 상환정보 및 상환 처리를 실시간으로 공유해서 대출받은 국민이 은행에 방문할 필요없이 저금리 대출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모든 국민에게 전체 금융기관 금리를 비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핀테크 vs 빅테크' 주도권 싸움

그러나 업권별 타협점을 찾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핀테크와 빅테크 간의 주도권 싸움이다. 핀테크 업체들은 규모가 큰 빅테크 업체들보다 각 금융사와 연계할 여력이 부족해 설령 대환대출 서비스가 구축된다고 해도 실질적인 경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대환대출 인프라 경쟁이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금융결제원이 더 많이 개입해야 한다"면서 "빅테크가 워낙 소비자가 많다보니까 대환대출 인프라에서 '공공의 적'이 된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대환대출 서비스 도입에 부정적이다. 성장속도가 무서운 빅테크 업체에 기존 고객들을 빼앗길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빅테크 업체는 적극 찬성하고 있다.
한 빅테크 업계 관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 등을 당국에서 추진한다면 대출금리 비교서비스를 이끌고 있는 토스, 카카오 페이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은 이해관계 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대환대출 서비스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실질적인 기대효과는 달라지겠지만 정책이 도입됐을 때 몇 명의 차주에게 어느정도 이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효과는 검토한 단계"라며 "방향이 정해진다면 최대한 빨리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