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헌재 "가습기살균제 부당광고 심의 종료한 공정위, 위헌"

헌재 "가습기살균제 부당광고 심의 종료한 공정위, 위헌"
착석한 헌재소장과 재판관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착석해 있다.

[파이낸셜뉴스] 가습기 살균제 부당 광고 사건을 심의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무혐의 처분 일부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9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공정위 심의절차종료결정에 대해 낸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일부 기사를 심사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위헌 결정했다.

청구인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중 한 명으로, 2016년 4월 공정위에 애경과 SK케미칼의 부당 광고를 신고했다. 문제가 됐던 가습기메이트 광고는 신문 지면과 인터넷 기사 등으로 '인체무해' '쾌적한 실내 환경' '심리적 안정과 정신적 피로 회복' 등의 문구가 들어가 거짓 과장 광고라는 주장이었다.

공정위는 이를 조사한 결과, 신문 지면 광고와 인터넷 기사들은 기사의 형식으로 광고라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심사대상에서 제외했다. 표시광고법 제정 전에 판매된 제품이라거나 인터넷 기사를 표시광고법상 '광고'로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다.

조금 늦게 진행된 가습기살균제 라벨에 있는 표시나 홈페이지 광고에 대한 심의 역시 위해성 연구·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결론 없이 종료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공정위가 인터넷 기사 3건을 심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조사 또는 잘못된 증거판단에 따른 자의적인 것"이라며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기자 이름이 명시된 신문 기사' 형식이어서 '광고'라고 보기 어렵다"는 공정위 주장에 대해서도 "표시광고법상 광고란 '사업자가 상품에 관한 일정한 사항을 정기간행물 등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거나 제시하는 일체의 행위'"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공정위가 심의절차를 진행했다면 거짓·과장 광고로 인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고발 및 이에 따른 형사처벌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었다"라며 "전속고발권을 가진 공정위가 심사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공소제기 기회를 차단해 청구인의 재판절차 진술권 행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다"고 봤다.

다만 헌재는 가습기살균제 라벨과 홈페이지 광고는 2018년 공정위의 재조사로 이미 고발 처분이 내려졌고, 신문 지면 광고도 1999년 판매가 종료된 제품에 관한 것이라며 이 부분 청구는 각하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