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뱅크오브뉴욕(BNY)멜론이 11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은 2015년 3월 11일 뉴욕 월스트리트 1번지의 BNY멜론 건물. 로이터연합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뱅크오브뉴욕(BNY)멜론이 암호화폐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대형 은행 가운데 최초로 전통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같은 플랫폼에서 암호화폐를 취급하게 된다.
앞서 BNY멜론은 뉴욕 금융규제당국으로부터 이번주부터 특정 고객들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받을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이 암호화폐 자산에 접근하고 이체하는데 필요한 키는 은행이 보관한다.
또 주식·채권·상품 등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장부를 펀드매니저들에게 제공하듯이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장부서비스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BNY멜론의 암호화폐 영업개시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적인 은행이 암호화폐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는 의미가 있다.
미 연방 규제당국이 암호화폐 규제를 구체화하기 전까지는 암호화폐를 취급하기 어렵다는 것이 월스트리트 금융사 경영진의 입장이지만 금융사들은 다른 한편으로는 고객들의 점증하는 요구에 부응해 중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나 둘 수행하기 시작한 상태다.
펀드매니저들은 오랜 기간 BNY멜론을 비롯한 관리은행들에 크게 의존해왔다. 자신들이 관리하는 자산 가치 흐름 등을 추적하는 서비스를 이들 은행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 워싱턴 등과 함께 미국 건국의 아버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이 200여년 전에 세운 BNY멜론은 세계 최대 자산관리서비스 은행이다.
BNY멜론이 암호화폐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은 암호화폐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펀드매니저들이 이제 관련 서비스를 BNY멜론에서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는 암호화폐 전문가들을 통해 받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BNY멜론은 미 금융시스템에 중요한 8개 은행 가운데 자사가 최초로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고객들에게 전통자산, 암호화폐 자산 모두에 관한 관리계획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BNY멜론은 앞서 지난해 2월 투자업체들을 대신해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이체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계획 발표 뒤 이 은행은 암호화폐 관리 사업을 핵심 회계 플랫폼에 통합되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한편 암호화폐는 전통적인 투자운용사에 깊숙하게 침투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BNY멜론이 셀렌트를 통해 8월과 9월에 걸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 대상 271개 기관투자가들의 약 41%가 현재 포트폴리오에 암호화폐가 있다고 답했다.
또 15%는 앞으로 2~5년 안에 암호화폐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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