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치료 감호 필요하다고 봤으나
검찰이 청구 안 해 항소심서 논의하기로
목동 아파트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31)가 2월12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부모와 형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는 13일 존속살해 및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31)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또 재범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정신분열병과 조현병 진단을 받아 여러가지 입원치료를 받은 점을 고려해 "이 범행 당시에는 피해망상, 현실 검증력 손상 등의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온전한 정신상태가 아녔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한 100% 책임을 지는 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처벌의 측면도 있지만 피고인 개인을 위해서나 또 다른 수감자들을 위해서나 이 사건에서는 치료가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봤다.
다만 "치료감호라는 것은 검찰에서 청구를 해야만 가능한 것이고 그 점에 있어서 검찰과 법원과 생각이 다른 것 같다"며 "항소심에서 그 부분이 정리가 돼 피고인의 죄에 따른 처벌도 이뤄지고, 또 피고인의 치료도 이뤄질 수 있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월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님과 형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후 119에 전화해 "가족을 죽였다"며 직접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가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씨는 과거 가족들의 학대 때문에 자신이 실패한 인생을 산다면서 지난 2019년께부터 가족을 살해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다.
지난 2020년 정신과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고 모두 가족의 책임으로 돌린 것 등을 감안하면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해야 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는 잘못을 뉘우친다고 저에게는 얘기했다"며 "정신감정유치 결과 조울증과 조현병 등 심신미약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을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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