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카카오 블랙아웃' 사태로 소비자와 소상공인의 피해가 잇따른 것을 두고 플랫폼의 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입법 논의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날 '카카오 불통 사태로 본 플랫폼의 독점 문제' 긴급 좌담회를 열고 "이번 카카오 사태는 특정 온라인 플랫폼기업에 국민의 삶이 종속될 경우 어떠한 비극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비판했다. 현장에서는 '카카오 먹통 사태'로 통신판매 사업자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강원 동해 소재 A농수산은 판매량의 80%를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주문을 받아왔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판매를 할 수 없어 큰 피해를 입었다. 또 부산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B사업자 역시 카카오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상품을 판매해왔지만 카카오 먹통으로 소개도 못한 채 스튜디오 및 장비 대여비용만 지급해야 했다.
김홍민 한국통신판매사업자협회 회장은 "추후 이러한 불통 사태가 반복될 시 소비자 개인이 소송을 진행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국회가 집단소송법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법안 논의를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을 빙자한 규제 사각지대에서 몸집을 키우며 불공정과 독점 문제를 키워온 플랫폼기업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택시호출 서비스 역시 이틀간 중단되면서 피해가 컸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성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카카오T 서비스 중단으로 국민들은 또 다른 승차난을 겪어야 했고, 법인택시 노동자들은 사납금도 못 채워 주말 택시 운행을 일찌감치 접거나 장시간 '길빵'(길에서 손님을 태우는 행위)하는 사태가 계속됐다"며 "카카오의 피해보상 대책에는 무료 서비스를 이용한 국민들의 피해가 막대했다는 점도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해외와 달리 독점방지법을 위한 논의조차 없는 국내 현실을 지적하면서 손해배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는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로 재난상황 대비시설 투자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혁신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정책으로 독과점 플랫폼의 공공성 운영에 실패했다"며 "소비자들이 카카오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데이터를 옮기려 해도 상호호환이 안돼 독과점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법에서는 카카오와 같은 부가통신사업자 과실로 인한 손실 보상규정이 없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 관련 입법 논의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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