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인지시점 놓고 공방 가열
카카오 "화재사실 빨리 알렸다면
추가 피해 방지·복구 빨랐을 것"
SK C&C "3시19분 화재경보때
일하던 카카오 직원도 알았을 것"
카카오 블랙아웃 사태를 놓고 SK C&C와 카카오의 책임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화재 인지 시점에 대한 주장이 엇갈린다. SK C&C가 카카오에 화재를 알렸다는 시간과 카카오가 SK C&C 측으로부터 화재사실을 전달받았다는 시간에서 10여분 차이가 발생한다.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는 만큼 양측 모두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인지시점 10여분 차이 발생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카카오와 SK C&C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K 판교 데이터센터 A동 지하 3층 전기실 배터리에서 불이 난 이후 SK C&C의 화재통보 시점과 카카오가 SK C&C 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주장하는 시점이 서로 다르다.
우선 SK C&C는 화재대응 매뉴얼 가동 직후 카카오에 화재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한다. 화재발생(오후 3시19분) 약 14분 뒤인 오후 3시33분 '화재로 인한 전력계통 이상'으로 고객사 서비스 장애를 확인하고 매뉴얼에 따라 비상연락망을 통해 상황을 카카오를 비롯한 고객사들과 공유했다는 것이다. 즉 매뉴얼을 가동한 3시33분에 카카오 측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화재사실을 알렸다는 얘기다.
카카오는 당초 SK C&C 매뉴얼 작동 30분 이후인 오후 4시3분쯤 SK C&C에 먼저 유선으로 연락하는 과정에서 화재발생을 인지했다고 주장했지만, 김영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이를 오후 3시40~42분쯤으로 말을 바꿨다. 결론적으로 양측 주장에서 시간 차가 10여분 발생한다.
이에 따라 양측 간 대립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책임공방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초기에 화재발생 상황이 빠르게 공유됐다면 추가 피해 방지와 복구작업이 더 빨리 진행됐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SK C&C는 화재가 발생한 3시19분에도 데이터센터 내 화재경보가 울렸기 때문이 이 건물에서 근무하던 카카오 관계자들 또한 화재발생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SK 관리소홀' 지적에 반발
카카오는 이용자 피해대책을 마련하는 등 사태수습에 우선적으로 집중, 구상권 청구 등은 추후에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판교 IDC 전원공급 100% 정상화한 SK C&C 측은 책임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사안에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날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 사전경고가 울려 직원이 조치를 취했음에도 화재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SK C&C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SK C&C 측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상태를 보여주는 BMS 배터리 그래프를 보면 사고 시점인 15시19분까지 아무 변화 없이 안정적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시 BMS는 어떠한 이상 상황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임수빈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