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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로고 바꾸고' 정기선 체제 힘 싣나

HD현대, '로고 바꾸고' 정기선 체제 힘 싣나
HD현대가 지난달 13일 특허청에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새 로고로 검토 중인 이미지. 특허청 제공

현대중공업지주에서 이름을 바꾼 HD현대가 회사 로고 변경을 추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고 변경에 정기선 사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HD현대가 정 사장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HD현대, 로고 변경 검토
25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달 13일 특허청에 새로운 상표를 다량으로 출원했다. HD현대가 새 로고를 감안해 출원한 이미지에는 화살표, 화살촉을 떠올리게 하는 모형에 ‘HD’라는 글씨가 함께 써있다. 기존 로고에서 현대그룹의 세모꼴 로고는 물론 ‘현대’ 이름도 빠진 게 특징이다. 다만 현대 특유의 녹색은 그대로 계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HD현대 관계자는 “로고 변경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로고 변경을 검토하는 데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 3세인 정 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지난해 10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현대중공업지주와 조선 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도 내정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어 올해 현대중공업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현대중공업지주 사명을 HD현대로 변경했다. 사명인 HD현대는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해양 모빌리티 선도 기업, 투자 지주회사로서 그룹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한다는 정 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HD현대, '로고 바꾸고' 정기선 체제 힘 싣나
올해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에서 개최된 현대중공업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HD현대 정기선 대표가 그룹의 미래비전인 ‘퓨처 빌더’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정기선 체제 힘 실리나.. CES 2년 연속 참가 유력
로고 변경과 함께 정 사장이 HD현대의 단독 수장이 될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현재 정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 HD현대를 이끌고 있는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이면 끝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다음달 판교에 들어서는 글로벌 연구개발센터(GRC)를 중심으로 기술 역량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과 스마트 조선소 구축, 건설 분야 자동화·무인화 기술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스마트 건설기계 인프라 구축, 스마트 에너지사업 투자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에 올해 처음 참가했다.
당시 정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부스에 국내외 기자들을 초청해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퓨처 빌더가 돼 더 지속가능하고 더 똑똑하며 그리고 더 포용적인,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년 CES에도 참여해 자율운항기술과 친환경 선박, 수소밸류체인, 스마트 건설기계 등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호조에 힘입어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3·4분기부터 흑자 전환될 것이 유력해 정 사장의 행보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