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2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가 18일(현지시간) 돌연 입장을 바꿔 경기장내 맥주판매를 금지했다. 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 둔 이날 수도 도하에서 시민들이 보트에 올라 월드컵 사전 행사를 즐기고 있다. 로이터뉴스1
카타르가 2022 월드컵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두고 맥주 판매 허용 결정을 뒤집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월드컵 경기장에서 맥주를 판매할 수 있도록 했던 당초 결정을 뒤집고 이를 금지했다.
앞서 카타르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경기장에서 맥주를 팔 수 있도록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두고 돌연 입장을 바꿨다.
AP는 월드컵이 단순한 스포츠 토너먼트가 아니라 알코올을 엄격히 금지하는 전제주의 국가인 카타르에서 치러지는 한달에 걸친 파티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카타르가 돌연 입장을 번복하면서 월드컵 공식 맥주 후원사인 미국 버드와이저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알코올이 들어가 있지 않은 제로 알코올 맥주만 판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버드와이저는 FIFA가 이번 월드컵에서 어느 정도의 통제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앞서 카타르는 월드컵 유치에 나서면서 경기장에서 알코올을 팔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FIFA 요구를 수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알코올 판매 관련 세부 내용은 개막전이 열리기 불과 11주전인 지난 9월에야 공개돼 FIFA와 카타르 간에 주류판매를 놓고 협상이 상당히 어려웠음을 시사한 바 있다.
FIFA는 18일 성명에서 맥주 판매 허용이 번복된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알코올이 들어 있지 않은 맥주는 8개 경기장에서 판매가 가능하다고만 설명했다.
아울러 각국 고위 관계자들과 부유층이 이용하게 될 경기장의 고급 식음료 공간에서는 샴페인과 와인, 위스키를 비롯해 기타 알코올이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고급 식음료 공간은 대다수 관람객들은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라고 AP는 비판했다.
카타르가 맥주 판매 금지로 선회함에 따라 축구 팬들은 경기 중에는 맥주를 못 마시지만 밤마다 열리는 이른바 FIFA 팬 축제에서는 알코올이 들어간 맥주를 마실 수 있다.
팬 축제는 특정 구역에서만 열리며 이 곳에서 라이브 음악과 여러 액티비티 행사들이 펼쳐진다.
카타르는 이같은 특정 구역을 제외한 경기장 이외 지역에서는 알코올 구입과 소비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대신 호텔 바에서는 수년 전부터 알코올을 판매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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