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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변화회의, 합의 없이 끝나나...케리 미 대표 코로나 양성

[파이낸셜뉴스]
유엔 기후변화회의, 합의 없이 끝나나...케리 미 대표 코로나 양성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27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7)에서 프란스 티머만스(오른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직무대행이 18일(현지시간) 회의장 주변을 걷고 있다. 협상이 진전이 거의 없는 가운데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가 코로나19 확진으로 대면협상에 나서지 못하면서 합의 없이 회의가 끝날 수 있다는 비관이 높아지고 있다. AP연합

제 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가 합의 없이 끝날 위기에 몰렸다.

당사국 회의 합의 문구 작성에 진전이 거의 없는 가운데 미국측 대표인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 코로나19에 감염돼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이집트에서 열리고 있는 COP27이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협상은 탄소배출과 이에 따른 기후위기에 책임이 있는 부자 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에 재정적 지원을 하는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진전이 거의 없다.

정상회의가 18일 끝나지만 진전이 없자 협상대표들은 합의에 이르기 위해 주말에도 협상을 지속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대표단은 이날 가난한 나라들을 지원하는 '손실과 피해' 신기금 지원 의사를 확인했다. 그러나 EU는 기금 지원에 나서는 국가들의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반면 세계 최대 오염배출국인 중국은 이같은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선진국들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기후위기가 이전 선진국들의 탄소배출에 더 큰 책임이 있다면서 자국이 이에 대해 책임을 질 수는 없다며 기금 갹출에 중국을 포함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EU처럼 중국도 기금 마련에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상황은 더 꼬이고 있다.

막판 협상을 이끌어야 할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인 케리 미 기후특사가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온 것이다.

올해 78세의 케리는 고령이기는 하지만 증세가 가벼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가 격리 중이어서 협상 참여가 어렵다.

케리 대변인 휘트니 스미스는 "케리가 협상팀, 또 외국 상대방과 전화로 성공적인 COP27 합의 도출을 위해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대면 협상도 아니고 전화로 얼마나 큰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케리는 중국측 파트너인 셰전화 기후변화 사무특사와 하루 전 전화로 수시간을 대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은 선진국들 뿐만 아니라 주요 공업국들도 기금 마련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교장관은 산업화된 부유한 선진국들이 새 '손실과 피해' 기금 마련에 앞장서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른 나라들도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OP27 브리핑에서 중국을 겨냥해 "최대 탄소 배출국이 포함되는 재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기금 마련에 동참 못하겠다고 버티는 가운데 미국과 EU는 이들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협상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미국과 EU가 공동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EU는 기여국 범위가 확대되지 않는 어떤 합의에도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COP27은 지난해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으로부터 거의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앞서 유엔은 2015년 파리합의로 배출가스를 줄여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의 2℃ 이내, 이상적으로는 1.5℃ 이내로 제한하자는 합의에 이른 바 있다.

올해 정상회의에서는 1.5℃ 목표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더 빠르게 줄이자는 계획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