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 지분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라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21일 열린 '대장동 일당' 공판에서 남 변호사는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먼저 얘기해줄 수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이 시장 측 지분이라는 걸 김만배 씨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다"며 "조사 당시 이런 내용을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검사 질문에 아는 한도에서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 시장 측 지분을 말하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남 변호사는 "선거도 있었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겁도 났다"며 "입국하자마자 체포돼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정신도 없었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열린 공판에서도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지분 중 상당 부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소유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의 보통주 지분(7%) 가운데 약 30%를 차지하는 천화동인 1호는 1208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그간 '대장동 일당'은 천화동인1호의 실소유주가 김만배씨라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진술을 잇달아 번복해 이 대표 측의 숨은 몫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법원은 지난 18일 구속기간 만료를 앞둔 남 변호사와 김만배씨에 대해 "추가구속 필요성이 적극적으로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남 변호사는 21일 자정께 석방됐다.
남 변호사는 이날 불구속 상태로 공판에 출석하며 '이 대표의 경선자금을 왜 마련했느냐',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는 누구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도 "법정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구속기간 만료로 먼저 석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풀려난 남 변호사까지 이 대표를 겨냥한 작심 발언을 이어가면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재판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남 변호사가 불구속 상태로 처음 출석한 재판에서 당초 검찰 조사 당시 진술을 바꿔 이 대표를 거론하면서, 향후 유 전 본부장과 마찬가지로 이 대표와 관련한 폭로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남 변호사 등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민간사업자에 최소 651억원의 이익을 몰아주고 그만큼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에서는 남 변호사에 대한 검찰 측 주신문이 이뤄진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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