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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식품업계 "1~2주 넘기면 배송 차질 불가피"

월드컵 특수, 설 대목 앞두고 파업 장기화될까 촉각

[화물연대 파업] 식품업계 "1~2주 넘기면 배송 차질 불가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앞에 총파업과 관련된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오는 24일 0시부터 무기한 전면 집단운송거부 예고했다. 안전운임제가 현장에서 여전히 정착되지 않고 있다며 5개월 만에 다시 운송 거부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화물연대 파업] 식품업계 "1~2주 넘기면 배송 차질 불가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앞에 총파업과 관련된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오는 24일 0시부터 무기한 전면 집단운송거부 예고했다. 안전운임제가 현장에서 여전히 정착되지 않고 있다며 5개월 만에 다시 운송 거부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 진행한 총파업 철회 조건으로 정부와 합의한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파업에 돌입한다. 주요 요구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다. 올 여름 화물연대 파업으로 출고에 차질을 빚었던 식품업계는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면서도 파업이 길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총파업이 예고된 24일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은 우루과이와의 조별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응원 열기 속 맥주, 소주 등 주류와 각종 신선식품의 소비가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파업이 1~2주를 넘길 경우 물류 차질은 불가피하다"며 "월드컵 대목에 호프집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맥주를 팔 수 없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파업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7월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인해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은 제품 출고량이 20% 가량 감소했다. 출고량 감소는 매출 저하로 이어졌다. 주류업체들은 파업 예고에 주류 제품을 각 물류창고로 배송하는 물량을 늘렸다. 당장은 물류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민주노총 화물연대에 가입한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이 이번 총파업에 동참해도 수양물류가 아닌 다른 2개 물류업체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제품 출고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총파업이 예고된 이후부터 생산된 제품을 물류센터와 도매상 등으로 옮겼다. 24일 파업에 동참하는 노동자의 수가 많아도 당분간 제품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총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돌입할 경우를 우려했다. 민주노총은 24~25일 양일간 총파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상에 진척이 없다면 파업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 파업이 2주를 넘기면 주류업체의 매출 감소도 발생할 수 있다.

화물연대 제주본부도 총파업 당일 제주도 제주항에서 결의대회 출정식을 한다. 화물연대 제주지부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에 조합원 200여명 중 약 100명이 참여한다. 총파업시기가 조생 감귤 출하 시기와 맞물리면서 감귤 농가는 우려하고 있다. 감귤의 화물 유통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월동작물 출하 농가의 피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파업 당시 택배가 막혀 농가에 재고가 쌓이는 등 어려웠다"며 "현재는 조생 감귤 출하 시기에다 설 대목도 불과 두 달밖에 남지 않은 만큼 그때보다도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화물연대가 올 여름 총파업 당시 항만 출입을 막았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부산항, 제주항, 인천항 등 항만 봉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제주도에서 내륙으로 들어오는 삼다수를 비롯해 해외에서 부산, 인천 등으로 들여오는 수입주류, 수입 원부자재 등도 파업의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른 식품기업들의 제품 생산도 차질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제품 생산 및 배송에는 차질이 없다"면서도 "화물연대 총파업 수위에 따라 제품 공급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