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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좋았지…서울 중소형 아파트 '10억 클럽' 줄줄이 이탈

그때가 좋았지…서울 중소형 아파트 '10억 클럽' 줄줄이 이탈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2022.11.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서울 중소형(전용면적 59㎡) 아파트값이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불과 1년 전 신고가를 보이며 10억원 클럽에 가입했던 아파트들은 강남, 강북 할 것 없이 연일 하락해 10억 클럽에서 줄줄이 탈락하는 모습이다. 전셋값마저 최근 급락해 집값 하방 압력은 더 거셀 전망이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힐스테이트' 전용 59㎡는 지난 9일 8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우장산힐스테이트는 서울 지하철 5호선 발산역에 인접한 2198가구 규모의 역세권 대단지다. 이 아파트 전용 59㎡는 지난 2020년 9월 10억3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1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서울 집값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8월에는 실거래가가 12억원까지 치솟았다. 단숨에 급등한 집값은 1년 3개월여 만에 3억4000만원 하락했다.

인근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지만, 올해 20평대 거래는 한 자릿수 수준"이라며 "현재 대부분 호가는 10억원 이상이지만, 매수 문의가 없어 아마 (호가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형 아파트 10억원 클럽 이탈 단지는 서울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함께 강남4구로 불린 강동구의 '고덕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 20일 8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2월 기록한 최고가 12억2000만원보다 4억원 떨어진 값이다.

인근 고덕그라시움 역시 10억원 미만 거래는 시간 문제라는 게 일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지난 7일 고덕그라시움 전용 73㎡는 9억원에 직거래, 최고가 16억6000만원의 절반 수준까지 하락했다.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 전용 59㎡도 지난달 30일 8억7000만원 거래, 이전 최고가 12억원보다 3억3000만원 하락했다. 성북구 길음뉴타운8단지(래미안) 전용 59㎡는 지난달 29일 최고가 10억6700만원에서 약 3억원 하락한 7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실거래가 하락에 강북권 평균 아파트값은 9억원대로 떨어졌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6629만원을 기록한 가운데 강북권은 9억9576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2월 10억원을 넘었다 8개월 만에 다시 9억원대로 내려앉았다.

부동산업계는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봤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 매매 수요가 얼어붙은 데다 전셋값마저 급락하고 있어 집값이 버티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주 전보다 0.73% 하락했다.
내림세는 이어졌고, 낙폭도 전주(-0.59%) 대비 확대했다. 강북구(-0.98%), 송파구(-0.95%), 구로구(-0.89%), 동작구(-0.87%) 등 일부 지역은 -1%에 가까운 수준으로 급락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전세금의 조달 비용 부담이 증가했다"면서 "전세 수요는 급감하는 반면 매물 적체 상황은 심화해 가격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