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내 불법체류(미등록) 외국인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가 이민청 설립 준비작업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정권 초기에 이민청 설립을 이뤄내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이미 지난 10월 이뤄진 정부 조직개편에 이민청이 제외됐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올해 내 설립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가 내놓은 10월 통계 월보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불법체류자는 작년대비 1만9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17만 8000명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 불법체류자 수는 올해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 41만 1000명을 기록했다.
법무부는 이민청 설립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달 초 이민청 설립 준비기구인 '출입국·이민관리체계 개선추진단(개선단)'을 설립했고, 이민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민정책위원회를 만들었다. 한동훈 법무무장관도 취임 직후 여러 차례 이민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이민청을 설립하겠다고 언급하며 의지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민정책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가 동력이 좋은 정권 초기에 이뤄내지 못하면 이민청 설립은 무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명박 정부부터 추진해온 이민청 설립은 이민자에 대한 국민의 반대 정서를 넘지 못해 보수·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번번이 실패해왔다.
지난 10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방안에 이민청 설립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민청 설립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이유 중 하나다. 정부는 외교부 장관 소속의 재외동포청을 신설했다.
이민정책 관련 전문가들은 내년 초까지는 이민청 설립을 위한 법률 제정을 마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민정책 전문가인 한 대학교수는 "개선단이나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을 보니 이민청 설립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것 같다"면서도 "한두 차례만 열고 그만두는 구색 맞추기식 위원회가 아닌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개선단이나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장관에 대한 야당의 강한 반감도 이민청 설립을 위해 넘어야 될 산 중 하나로 꼽힌다.
한 장관이 취임 이후부터 더불어민주당과 강대강 대치를 이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민청 설립을 위한 법안을 마련해도 국회 다수당인 야당이 이를 승인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한 장관도 이민청 설립에 대해 숨 고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이민청에 대해 "속도전의 문제가 아니라 정답을 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