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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조카도 체포...정부 비판 원천 차단

이란 경찰, 최고지도자 조카 파리데흐 체포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던 파리데흐, SNS로 이란 정부 비판
美 월드컵 대표팀, 이란 시위 동조하며 이란 국기 바꿔 게시

이란, 최고지도자 조카도 체포...정부 비판 원천 차단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조카로 알려진 인권 운동가 파리데흐 모라드카니.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9월부터 반정부 시위가 들끓고 있는 이란에서 최고지도자의 조카가 체포됐다. 그는 최근 SNS를 통해 이란 정부를 살인 정권으로 지목하고 국제 사회의 단교를 촉구하다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이란 인권운동가 파리데흐 모라드카니의 오빠인 마흐무드 모라드카니는 이날 “파리데흐가 지난 23일 검찰에 출두한 뒤 체포됐다”고 밝혔다.

파리데흐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여동생이 낳은 딸로 알려져 있다. 파리데흐의 아버지 알리 모라드카니 아란게흐는 1979년 이슬람 혁명에 반대해 반정부 인사로 분류됐다. 평소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던 파리데흐는 최근 SNS에 이란 정권을 비난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이란 정권은 종교적 원칙과 규칙을 지키지 않으며, 오로지 권력 유지를 위한 무력 사용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세계 각국 정부는 이 살인적인 정권을 지원하는 것을 멈추고, 외교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파리데흐가 체포 이후 현재 테헤란 에빈교도소에 수감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실은 파리데흐의 신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며 체포된 22세 마흐사 아미니가 경찰서에서 돌연 사망한 이후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HRANA는 지난 25일 기준 미성년자 63명을 포함해 44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한편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중인 미국의 국가대표팀은 27일 공식 SNS 계정에 미국과 이란이 속한 B조 순위를 표시한 그래픽을 올리면서 이란 국기 중앙에 있는 이슬람 공화국 표식을 삭제했다. 미 축구협회는 이후 성명을 통해 "이란에서 인권을 위해 싸우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지지의 의미"라고 밝혔다. 같은날 이란 국영 타스님 통신은 미국이 자국 국기의 왜곡된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며 경기 참여를 중단시키고 즉각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