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변호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6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씨알도 안 먹힌다'고 표현한 것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이재명 대표와 한 배를 탔다', '유서를 썼다'며 회유했기 때문이라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열린 대장동 일당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사건 공판에서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남 변호사는 '이재명은 씨알도 안 먹힌다'는 내용으로 인터뷰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한 종합편성채널 JTBC와 한 첫 인터뷰에서 '천화동인 1호는 그분 것'이라는 김씨 발언에 대해 "김씨가 평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그분'이라고 지칭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그분'이 유 전 본부장보다 더 윗선일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할 무렵엔 "내가 12년 동안 그 사람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이 해 봤겠어요, 트라이를? 씨알도 안 먹혀요"라며 이 대표에 대한 로비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로 인터뷰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인터뷰하게 된 자세한 배경이 무엇이냐'고 묻는 검찰 측 질문에 "김씨와 연락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이재명 시장과 한배를 탔는데 고려를 해봐라'는 취지의 얘기를 2~3차례 했다"며 "당시 시기가 정확한 것인진 모르지만, 본인이 유서를 쓰고 있다는 얘기도 해서 당시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다"고 답했다. 그는 또 "그런 것이 작용해 마침 JTBC 기자가 (비행기에) 같이 간다고 탔길래 '씨알도 안 먹힌다'는 얘기를 드린 것"이라며 이렇게 문제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단 취지로 말했다.
그는 '씨알도 안 먹힌다'는 표현과 관련해 지난 5일 열린 공판에서 "워딩 자체는 사실"이라며 "이재명은 공식적으로 씨알도 안 먹힌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는 김씨 측 반대신문 과정에서 남 변호사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기 위해 '인터뷰 내용이 거짓말인가'를 묻는 변호인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남 변호사의 해당 인터뷰 발언을 인용하며 그의 진술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취지로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비리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0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면서 "12년간 이재명은 씨알도 안 먹혔다고 인터뷰했던 남욱이 그 이전에 이재명의 대선 경선자금을 줬다고 최근 검찰 진술을 했다는데, 어떤 말이 진실일까요"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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