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AP/뉴시스] 9일 중국 베이징에서 구급차에 실린 노인 환자가 열병 클리닉에 도착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가 최근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대폭 완화하면서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수도인 베이징 병원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시신들이 밀려들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사망자가 없다고 발표하는 등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규모를 제대로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이징에 있는 코로나19 지정 화장시설 둥자오 장례식장의 경우 하루 24시간씩 일해도 따라갈 수 없고, 평소 하루에 시신 30∼40구를 화장했지만 현재는 매일 시신 약 200구가 도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차오양구 중일우호병원 직원은 "시신 냉장고가 가득 차 바닥에 미처 냉동하지 못한 시신 30여 구가 쌓여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대 제3병원도 더 이상 시신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장례식장은 냉장용 컨테이너를 구입해 시신을 20∼30구씩 보관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홍콩 유력지 밍보는 18일 "베이징 병원 영안실, 장례식장 등 시신을 처리하는 모든 장소에 시신이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8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전날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베이징시는 지난달 23일 이후로는 코로나19 사망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베이징의 화장장과 장례식장에는 시신 냉장고가 꽉 차 시신들이 바닥에 방치되고 있다. 사망자가 급증한 정황이 명백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정보를 은폐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한편 최근 홍콩대 연구진과 미국 워싱턴대 건강분석평가연구소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조치 이후 코로나19 사망자가 최대 1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쭌유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수석전문가는 관영 베이징청년보에 내년 3월 중순까지 중국에 '세 번의 파동'이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쭌유는 "코로나19가 도시를 강타하고, 춘제 연휴 전 대규모 이동과 춘제 이후 일터로 복귀하면서 중국 인구 10∼30%가 감염될 우려가 있다"라고 전망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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