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선거전이 심상치 않다. 또 진흙탕 싸움을 볼 모양이다."
내년 초 치러질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 레이스가 막바지로 가는 시점에서 한 변호사의 말이다. 후보 간 날 선 네거티브에 법정 싸움으로 번지며 과열 양상이다. 사실 최근 몇 년간 대한변협의 협회장 선거는 늘 난타전의 연속이었다. 이찬희 변호사가 단독 출마한 지난 50대 선거에선 일부 변호사들이 선거중단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논란이 됐었고, 코로나 사태 속 사상 초유 5파전으로 치러진 지난 선거 때는 상대 후보자가 규칙을 어겼다는 신고서가 선관위에 접수되기도 했다.
이번 선거도 다르지 않을 듯하다. 이번 선거는 김영훈, 안병희, 박종흔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지면서 30%가량의 표만 얻어도 당선되는 만큼 각 후보들 간 신경전은 뚜렷하다. 변협 부협회장과 수석 부협회장을 지낸 현 집행부 출신으로 김영훈, 박종흔 후보 2명이 나오면서 표가 분산된 데다 현 집행부에 대립각을 세운 안 후보의 공격도 날카롭다.
법적으로 국내 변호사를 대표하는 유일한 공적 단체인 대한변협은 회원 3만3000여명의 변호사단체 수장으로 각종 권한이 적지 않다.
변호사 등록 허가·취소, 법률사무소·법무법인 설립 인가는 물론이고 변호사 징계·감독 권한도 있다. 대법관, 검찰총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양형위원회 등 법조계 주요 인사들의 추천권을 가진다. 이번 협회장 임기 내에는 대법관 13명 중 8명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이때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쥔다는 의미다.
로톡 등 온라인 법률플랫폼 갈등에 노무사·세무사 등 유사 직역과도 분쟁, 소속 변호사 처우 개선 등 쌓인 과제도 많다.
이런 이유로 결과를 눈여겨보는 이들이 많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있는 곳은 '로톡'일 듯하다.
변협은 로톡 회원 변호사들의 징계를 이어가면서 강경 일변도 정책 기조를 유지해왔다. 현 집행부 출신인 김, 박 후보는 징계 고수를, 반면 안 후보는 변호사의 로톡 이용의 '원천 금지'에는 반대한다. 협회장이 누가 될 것인가에 따라 '로톡' 운명이 달려 있는 셈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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