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에 고임금까지 '삼중고'
"체력도 바닥.. 정책금리 확대 지원을"
내년에는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상승하고, 기준금리도 추가로 인상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소기들의 경영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수도권에 위치한 한 뿌리기업 공장에서 직원들이 부품을 연마하고 있다. /사진=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고물가, 고금리에 내년엔 고임금까지 더해집니다. 영세한 중소기업으로선 이중고, 삼중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천 서부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한 주물업체 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내달부터 최저임금 5% 인상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계묘년' 새해를 앞두고 중소기업 사이에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올해보다 5.0%(460원) 오른 최저임금 9620원을 적용해야 한다. 올해 하반기 들어 본격화한 금리인상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것 역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이달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는 전월보다 0.6p(포인트) 하락한 81.7로 나타났다. 경기전망지수가 100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많음을 나타낸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경기전망지수는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최근 금리인상과 함께 물가상승, 경기침체 등 불안 요인 가중으로 전반적인 중소기업 체감경기가 악화된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최저임금마저 5.0% 오르는데,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도 경기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는 넉달새 2배 올라"
이런 분위기는 중소기업 현장 곳곳에서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정비업체 대표는 "올해 8월 이전만 해도 3.2%였던 금리가 이달 7.1%까지 치솟았다. 넉 달 사이 2배 이상이 된 것"이라며 "현재 25억원 정도 차입금이 있는데, 내년에 금리가 더 오른다고 하니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엔진오일, 부동액, 각종 부품 등 정비에 쓰이는 각종 원자재 가격 오름세 역시 이어진다"며 "올해는 흑자를 조금 보는 수준으로 마감할 텐데, 이러한 흐름이라면 내년엔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주물업체 임원 역시 "내년에 당장 최저임금이 오르면 인건비가 올해보다 7∼8% 정도 증가한다. 올해 4월까지만 해도 거래하는 은행들 금리가 2.8∼3.1% 정도였는데, 지금은 4.7∼5.3%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이라며 "연간 이익률이 3∼4%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 이익은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중고, 삼중고 속에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정책자금을 확대하는 등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전 중소기업학회장)는 "중소기업들은 경기 침체로 인해 실적이 하락하는 가운데 원자잿값과 임금, 금리 인상으로 비용은 오르면서 버틸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며 "중소기업에 비용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지원이 급선무다. 당장 정책금리를 낮춰 지원하고, 고용유지를 전제로 한 인건비 지원 등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문갑 본부장은 "내년에 복합위기가 올 것이다. 이를 중소기업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자금을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빠르게 시행할 수 있도록 국회와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