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당국 회의록 추정 문건 인터넷에 올라와, 사실 여부 미확인이지만 내용 구체적
- 14억 1200만명 인구 17.56% 이미 감염, 베이징·쓰촨성은 2명 중 1명
19일 중국 베이징의 한 발열 전담 병원에 한 환자가 구급차로 도착해 들것에 실려 내리고 있다. /사진= AP뉴시스화상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전체 중국인 10명 중 1~2명, 베이징 인구의 절반이 12월 이후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중국 방역당국 내부 회의록 추정 문건이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수치와 격차가 크다. 중국에선 사망자 수 집계를 놓고도 의문이 제기된 만큼 중국 정부 통계의 신뢰도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대만 자유시보와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12월 1일부터 20일까지 누적 2억 4800만명이 코로나에 걸린 것으로 추산된다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지난 21일 회의록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중국 인구가 14억 1200만명이라고 가정해 단순 계산하면 누적 감염률은 17.56%가 되는 셈이다.
중국 31개 성급 행정구 가운데 수도 베이징과 쓰촨성이 누적 감염률 1~2위를 차지했으며 모두 50%를 넘었다. 톈진, 후베이성, 허난성, 후난성, 안후이성, 간쑤성, 허베이성도 감염률이 20~50%에 달했다.
누적 감염자 수로만 따지면 쓰촨성, 허난성, 후베이성이 2000만명을 넘었고 후난성, 허베이성, 광둥성, 베이징, 안후이성, 산둥성은 1000만명~2000만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사실이라면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를 폐기하고, 사실상 위드코로나를 전환하기 전부터 감염자는 급속하게 늘고 있었다는 주장의 방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동 제한 규제 금지 등을 발표한 것은 이달 7일이다.
20일 기준 하루 신규 감염자는 3699만 6400명으로 기록됐다. 전체 인구의 2.62%다. 신규 감염률은 18일부터 매일 증가 추세다. 성별 신규 감염률(감염자 수를 지역 인구로 나눈 것) 상위 5개 지역은 쓰촨성, 안후이성, 후베이성, 상하이, 후난성 등 순이라고 회의록은 전하고 있다.
반면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는 하루 평균 신규 감염자가 최대 5000여명 수준이다. 2019년 말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전체 누적 감염자도 39만명을 넘지 않는다.
회의록 수치는 21일 오후 열린 ‘코로나19 환자 의료치료 업무 강화에 관한 화상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는 리빈 국가위건위 부주임 주재했으며, 작년에 신설된 국가질병예방통제국에 통보됐다.
회의록의 진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회의록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회의록은 현재 중국 각 지역의 전염병 유행에 큰 차이가 있으며, 발병률이 높은 지역은 ‘공간적 밀접성’ 특징이 있다고 언급했다. 베이징, 톈진, 허베이 등의 전염병 확산 추세는 비교적 빠르다. 그러면서 베이징은 정점을 지나 안정적인 하강 상태이지만 위·중증이 절정기에 접어들어 의료 서비스가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의록은 12개의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는 내용도 담겼다. 주요 변이체는 BA.5.2, BF.7, BM.7이며, 새로운 변이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회의록은 이달 하순에 중국 전체 전염병 감염자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도시에서 중소도시, 농촌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피력했다.
앞서 중국 방역 당국은 코로나19로 폐렴, 호흡부전이 일어나 사망했을 때만 ‘코로나19 감염 사망’으로 분류한다고 발표해 논란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은 코로나19 사망자 정의를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실제보다 매우 적게 하는 결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외신 역시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 제로 정책이 완화됐고 검사 또한 대폭 축소돼 당국의 공식 발표는 신뢰할 수 없는 지표”라고 비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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