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일만에 달 상공 100㎞ 안착
최신예 항법 BLT 항로로 진입
KAI·한화 등 산학연 노력 빛봐
본체·탐사장비·심우주안테나 등 장비 6개 중 5개 우리 기술로 제작
대한민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지구를 출발한 지 144일 만에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러시아,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7번째 달탐사선을 보낸 국가가 됐다. 다누리의 성공에는 산학연 연구진의 피땀이 녹아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해 한화,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40여개 기관이 참여해 다누리 본체와 탐사장비, 심우주지상안테나를 완성했다.
■BLT 항로 이용은 미·일·한뿐
28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대관 달탐사사업단 단장은 지난 26일 4~5차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을 정상적으로 마쳐 달 상공 100㎞ 원궤도에 안착하는 데 최종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다누리는 지난 8월 5일 오전 8시8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출발, 144일간 총 594만㎞의 긴 여정을 마쳤다.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달 궤도 전이방식(BLT/WSB)'을 이용한 국가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뿐이다.
다누리는 17일 달중력에 포획돼 달궤도에 진입한 뒤 21일, 23일, 26일, 28일 등 총 5차례 진입기동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21일 2~3차, 26일 4~5차를 동시에 이뤄 최종 원궤도 안착이 이뤄졌다.
이번 다누리의 성공으로 우주개발 영토가 지구 궤도를 넘어 달까지 확장됐다. 다누리 이전에는 우리 기술로 지구 궤도를 도는 다양한 인공위성 제작과 운영기술을 보유했지만, 이제 달 상공까지 우주기술을 넓히게 됐다.
다누리 개발사업은 2016년 1월부터 7년간 약 2367억원이 투입됐다. 다누리는 내년 1월부터 한달간 다누리에 실린 장비를 시험하고, 점검한 뒤 2월부터는 1년간 달 탐사 임무를 시작한다. 김대관 단장은 "1월 중에는 다누리 장비를 시험점검하면서 국민들에게 달 영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다누리 장비
다누리에 실린 장비 6개 중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음영지역 촬영 카메라(섀도캠)를 뺀 장비는 모두 우리 기술로 만든 것이다. 다누리는 국산 장비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우리 기술로 만든 광시야 편광카메라는 달 뒷면까지 티타늄 분포지도를 세계 최초로 작성, 전 세계에 정보를 공유한다. 또 세계 최초로 우주인터넷 장비를 이용해 달로 가는 과정에서 BTS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전송했다.
이 외에도 다누리는 2032년 우리나라 달착륙선이 내려갈 위치를 탐색하고 티타늄, 물, 산소 등의 다양한 달 자원지도를 작성한다. 아울러 미국과의 우주개발 협력을 위한 섀도캠으로 미국의 달 남극 유인착륙선 착륙 후보지를 검색할 예정이다.
우리 기업과 연구진이 개발한 장비를 보면 달착륙선 착륙위치를 탐색할 고해상도 카메라는 한화시스템, i3시스템즈, 데크항공, 이엘엠 등이 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만들었다. 이 카메라는 해상도가 최대 5m 이하급이며 위치 오차도 225m 이하로 개발됐다.
세계 최초로 달 표면지도를 제작할 광시야편광카메라는 한국천문연구원을 중심으로 샛별과 미래기술이 참여해 개발했다. 또 달 주변의 자기장 세기를 측정하는 자기장측정기는 경희대가 센서피아, 인투룰과 함께 만들었다. 이 장치는 국가 간 장벽이 높은 기술로 국내 자기장센서 및 활용기술을 우주 탐사뿐 아니라 재난경보, 광물탐사 등 민수, 산업, 군사 등으로 확대가 가능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주관해 만든 감마선분광기는 뉴케어, 에스템테크가 참여했다.
이 장치로 달 표면의 지질자원을 탐사할 수 있다. 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을 주도한 우주인터넷 검증기는 루미르, 위즈노바가 참여했다. 지구와 달 궤도선 간 우주인터넷 통신기술을 검증하고 메시지 및 파일 전송, 실시간 동영상 전송 등을 시험할 계획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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