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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근로자 체류 10년으로 늘린다...택배 상하차도 가능

고용부, 고용허가제 개편
외국인 가사·아이 돌봄 서비스 추진

외국인근로자 체류 10년으로 늘린다...택배 상하차도 가능
(영종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버스에 타고 있다. 7.20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비전문 취업비자(E-9)를 받아 한국에서 일하면서 장기간 숙련도를 쌓은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기간을 최대 10년까지 늘린다. 농업·제조업 등 일부 업종에 제한했던 외국인 근로자의 취업 분야를 택배 상하차 직종까지 넓힌다. 3개월 이내의 파견근로도 허용한다. 중소기업들의 외국인 숙련공 장기 고용 등 구인난이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외국인근로자 체류 10년 허용
29일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의 고용허가제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고용허가제는 인력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2004년 도입한 제도다.

이번 개편 방안에 따르면 같은 사업장에서 장기간 근속한 외국인 근로자에게 특례를 부여한다.

제조업의 경우 한국에 들어온 후 처음 취업한 사업장에서 24개월 이상 근무한 외국인 근로자, 같은 사업장에서 30개월 이상 일한 외국인 근로자를 장기근속자로 인정한다.

제조업 외 업종은 장기근속 요건이 6개월씩 짧다. 사업주의 잘못으로 이직한 경우 다른 사업장에서 장기근속 기간을 채워도 상관없다.

한 사업장에서 장기근속했다고 무조건 특례를 적용받는 건 아니다. 법무부가 운영하는 사회통합교육 프로그램을 3단계 이상 이수하고 한국어능력시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얻어야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한 외국인 근로자는 최대 10년 동안 한국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 특례 기간은 법무부와 논의를 거친 뒤 늘어날 수도 있다.

한국에서 일정 기간 이상 일했고 숙련요건을 구비한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E-9 비자를 외국인 숙련기능 점수제 비자(E-7-4)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E-9 비자' 택배 상하차도 가능
농업·제조업·건설업 등 업종에 제한된 E-9 비자를 서비스 업종의 택배 상하차 직종에도 시범적으로 발급하는 등 고용허가 기준을 다양화한다.

일시적인 인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외국인력 활용 방식도 다변화한다. 3개월 이내의 파견근로를 허용한다.

가사 돌봄의 경우 정부 공인을 받은 업체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전문인력 비자(E-7)를 받지 못한 유학생에게 E-9 비자를 발급하고 전문인력으로 양성한다. 2017년 25만명에서 올해 11월 기준 41만명으로 늘어난 외국인 근로자 불법체류를 줄이기 위한 사업도 실시한다.

자체적인 직업 훈련을 실시하는 사업장에는 장기근속 특례 요건을 완화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해 외국인력 송출국에서의 직업훈련을 강화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숙련된 외국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외국인력이 필요한 기업을 지원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고용허가제에 따라 정부는 외국인력 도입 쿼터 범위 내에서 E-9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베트남·필리핀 등 인력송출 업무협약(MOU)을 맺은 국가 출신으로 농업·제조업·건설업 등 비전문 직종에 취업하려는 외국인들이다.
현재 E-9 비자의 체류 기간은 최대 4년10개월이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계속 일하고 싶은 외국인 근로자는 출국 후 다시 고용허가를 받아야 했다. 사업자는 장기간 근무한 숙련 외국인력을 활용하기 어려웠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