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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의 '결혼 선물'… 신부 오지현 앞에서 역전 우승

PGA 소니오픈 1위로 통산 4승
4라운드서 헤이든 버클리와 선두경쟁
17번홀 칩인 버디후 18번홀 연속버디
"잃을 것 없다 생각해 공격적으로 샷"
최경주 이후 15년만에 한국선수 정상

김시우의 '결혼 선물'… 신부 오지현 앞에서 역전 우승
김시우가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와이알레이CC에서 열린 PGA투어 소니오픈에서 역전 우승하면서 통산 4승째를 거뒀다. 이날 김시우가 대회 최종라운드 17번홀에서 칩인 버디를 성공시킨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시우의 '결혼 선물'… 신부 오지현 앞에서 역전 우승
16일(한국시간) 김시우(왼쪽)가 지난해 12월 결혼한 아내 오지현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결혼의 힘이었을까. '새 신랑' 김시우(28)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790만달러)에서 역전 우승했다. 새해 미국에서 들려온 첫번째 승전보라 더욱 뜻깊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744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헤이든 버클리(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김시우는 3라운드까지는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권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날 1∼3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아채며 곧바로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후부터는 사실상 김시우와 헤이든 버클리의 양자 대결 구도였다. 김시우는 5번 홀에서 버디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버클리가 무너지는 행운을 바탕으로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버클리는 11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고, 기세가 오른 김시우는 12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일약 단독 선두를 꿰찼다.

이후부터는 치고 받는 난타전 양상이었다. 버클리가 16번 홀(파4) 버디를 넣어 1타 차로 달아나자, 곧바로 17번 홀(파3)에서 김시우가 칩인 버디로 동타를 만든 것이 이날 경기의 최고 하이라이트였다. 김시우의 과감성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팽팽하던 무게추는 결국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김시우 쪽으로 기울어졌다.

선공에 들어간 김시우는 이글 퍼트에는 실패했지만, 홀 30㎝ 옆에 공을 붙이며 1타를 줄였다. 하지만 버클리는 두번째 샷이 그린 주위 깊은 러프로 향했고 회심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며 김시우의 최종 우승이 확정됐다.

김시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해 공격적인 샷을 구사한 것이 성공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올해 남은 대회가 많은데 더 자신감 있게 해서 승수를 추가하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국 선수가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2008년 최경주(53)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2021년 대회에서는 교포 선수 케빈 나(미국)가 정상에 오른 바 있다.

2016년 윈덤 챔피언십,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021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까지 PGA투어 3승의 경력을 보유한 김시우는 이번 소니오픈에서 2년 만에 승수를 보태며 통산 4승을 달성했다.
통산 8승의 최경주 다음으로 '한국 선수 PGA 투어 최다승' 부문 2위 자리도 굳건히 지켰다. 김시우의 뒤로는 양용은과 배상문, 임성재, 이경훈, 김주형이 각각 2승씩을 따내고 있다.

한편, 이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둔 새 신부 오지현(27)도 경기장을 찾아 남편 김시우의 역전 우승을 지켜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