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밥 WEF 회장과 대담
‘자유’ 연대 바탕 공급망 강화 주장
美·日 CEO들과 오찬도 같은 맥락
탄소중립 위해 원전 추가 건설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단독 특별연설에서 '행동하는 연대를 위하여'를 주제로 연설한 뒤 클라우스 슈밥 WEF회장 과 대담하고 있다. 이번 정상 특별연설은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9년 만에 대면으로 이뤄졌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다보스(스위스)=김학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서 강조한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방안은 강력한 연대를 통한 공급망 복원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지정학적 불안감→식량·자원 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물가상승→금리인상'이란 흐름으로 글로벌 복합위기 국면이 장기화되는 만큼, 윤 대통령은 자유를 가치로 연대할 수 있는 신뢰할 국가와의 공급망 복원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윤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우리와 좀 다르다"며 거리를 두면서도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 미국이 주도하는 4개국(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 동맹'에 한국의 참여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일 반도체 공급망 강화 시사
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3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단독 특별연설에서 '행동하는 연대를 위하여(Solidarity in Action)'라는 주제로 △공급망 복원력 강화 △저탄소 전환 △보건격차 해소 협력 △자유 번영에 기여하는 디지털 질서 구현 등 4가지를 제시했다.
공급망 강화와 관련, 윤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자유와 연대'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한 협력만이 위기에 맞설 해결책임을 강조했다. 그 연대와 협력에는 자유·평화·번영을 염원하는 나라들과 함께 협력하고 혁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우리 측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기본으로 작용한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경쟁 속에 산발적인 지정학적 갈등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도 약화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공급망 강화를 위해 '자유' 연대를 바탕으로 돌파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중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도의 칩4 동맹 참여를 적극 추진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윤 대통령과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의 오찬에 미국의 인텔과 퀄컴, IBM 등 미국의 거대 반도체기업 대표는 물론 일본의 히타치 대표까지 참석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란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연설 뒤 클라우스 슈밥 WEF회장과의 질답에서 "일본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와 거의 보편적 가치를 함께하는 유사한 정치, 사회, 경제 체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선 "우리와 다른 점이 좀 있다"고 언급, 선을 그었다.
■尹, 국내 원전 추가 건설 언급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에서 적극 부각시켰던 원자력발전소를 윤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서도 다시 꺼내 들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청정에너지 전환의 핵심수단으로 원전과 청정수소를 제시한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의 UAE 국빈방문 당시 우리나라는 UAE 내 추가 원전 수주 추진에 의욕을 보인데 이어 UAE와 함께 영국 등 제3국 원전시장으로 공동 추진하는 등 원전동맹을 회복한 바 있다.
이번엔 윤 대통령이 슈밥 회장과의 대담에서 "탄소중립을 반드시 달성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을 좀 더 확대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이 세계적 원전기술력과 시공·운영 역량을 가졌음을 강조한 윤 대통령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을 필요로 하는 나라들과 적극 협력할 것임을 밝혔다.
청정 수소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중동, 유럽 등 그린 수소 생산에 강점을 가진 국가들과 한국, 일본과 같이 수소 활용에 앞서가는 국가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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