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시내 한 대형쇼핑몰에서 고객이 마스크를 벗고 음료를 마시고 있다. 2023.1.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방역의 상징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실상 해제된다. 정부는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에 대한 '법적 의무'를 '권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020년 10월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지 2년 3개월 만이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의 경우, 지난해 5월 2일과 9월 26일 두 차례에 걸쳐 완전히 해제한 바 있다. 따라서 실내 마스크 해지는 지난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3년 만에 전면적인 일상 회복이 이뤄지게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민들 의견은 찬반으로 팽팽하게 갈린다. 롯데멤버스가 자체 리서치 플랫폼 라임을 통해 지난 11∼12일 성인남녀 2200명을 대상으로 '실내 마스크 해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찬성과 반대가 각각 41% 대 59%로 팽팽했다.
마스크 착용을 선호하는 쪽은 여전히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과거처럼 코로나19 확진이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다고는 하지만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감기나 독감, 미세먼지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렇지만 장기간 이어진 '마스크 착용' 조치에 지친 시민들의 반대 의견도 상당했다. '실내 마스크' 생활이나 업무 등에 여러 불편함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방역 조치 완화로 해외여행 '빗장'이 풀린 이후 여행을 통해 마스크가 사라진 일상을 경험한 만큼 실내 마스크 착용이 불필요하다는 인식도 여전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결정을 발표한 20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이동을 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1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대중교통이나 병원, 요양시설 등은 기존대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2023.1.20/뉴스1 /사진=뉴스1화상
■"아직 불안...감기 예방에 효과"
24일 기자가 만난 시민들은 여성을 중심으로 실내 마스크 해제에 대해 불안감을 나타냈다. 롯데멤버스의 조사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라는 응답률은 여성이 72.3%로 남성(58.7%)보다 많았다.
이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불안함과 함께 감기, 미세먼지, 알레르기 등 질병 예방을 위해서라도 마스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정주부 최모씨(29)는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마스크를 다 같이 해제하면 불안할 것 같다. 더구나 마스크를 쓴 이후 아이들이 확실히 감기나 독감이 덜 걸린다"고 밝혔다.
직장인 박모씨(38)는 "아직 코로나19 감염된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마스크 쓰는 습관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마스크 쓴 이후 감기도 잘 안 걸린다. 개인적으로 예전에도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마스크를 써서 그런지 마스크(착용)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일부 시민 중에는 이제 마스크가 익숙하다는 반응도 많았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씨(31)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직했는데 계속 마스크를 쓰고 직장 동료를 봐서 그런지 이제는 마스크 쓰는 것이 더 익숙하다"며 "불편한 상황에서는 표정도 숨길 수 있어 좋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시민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위험도가 높은 만큼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씨(65)는 "혼자 있는 실내라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만 사람들이 몰리는 공연장이나 극장, 학교 교실 같은 데서는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실내는 밀폐된 공간이니 대화하면 바로 침이 튈 수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한번 걸렸던 사람은 마스크 벗으라고 해도 사람 많은 곳에서는 쓰겠다고 하더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코로나19에 걸려 보니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아프고 후유증도 있고 하니까 안 걸리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정부에서도 실내 마스크를 해제하면서 감염 위험도가 높은 일부 시설에 대해서는 실내 마스크 유지를 결정했다.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정신건강증진시설·장애인복지시설), 대중교통(버스·철도·여객선·택시·항공기 등)이 해당한다.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결정을 발표한 20일 서울 중구 한 상가 출입문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3.1.2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사진=뉴스1
■"과도한 규제, 불편하다"
실내에서 마스크 벗는 것을 반기는 목소리도 컸다. 2년 넘게 이어진 의무 착용에 이제는 지치고 불편하다는 입장이대다수다. 업무상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직장인의 경우 특히나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이었다.
은행원 이모씨(31)는 "실내 마스크를 이제는 풀어도 된다고 본다"며 "아무래도 영업하는 입장에서는 얼굴이 보여야 대화도 하고 의사소통해야 하는 데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잘 안 들려서 불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씨는 "이미 다들 걸렸고 백신접종률도 높고 과도한 규제로 불편함만 가중되는 듯하다"며 "자율적으로 쓸 사람만 쓰는 게 맞다"고 전했다.
만 1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배모씨(34)는 "지금 마스크 쓰는데도 어린이집에서 한명 아프면 쉽게 전염이 된다. 쓰나 안 쓰나 똑같다"며 "아이들의 경우 어린이집에서 밥 먹고 낮잠 잘 때 빼고는 하루 종일 마스크 끼고 있다. 그러다 보니 볼에 피부 트러블이 계속 생긴다"고 토로했다.
이미 생활 속에서 실외든 실내든 마스크 착용 의무는 없어진 상태라는 반응도 나왔다.
초등학교 교감 탁모씨(59)는 "아이들을 봐도 학교에 올 때는 잘 쓰고 오는데 활동하다 보면 마스크가 흘러내려서 무의미하다"며 "어차피 무의미한 상황이니 빨리 마스크 해제하는 게 낫다고 본. 거리두기도 거의 해제돼서 마스크가 불편하기만 한 거 같다"고 지적했다.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시민들의 경우 실내 마스크 해제를 더욱 반기고 있었다.
이미 해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나라가 많은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한 직장인 최모씨(40)는 "최근 가족과 함께 사이판을 다녀왔는데 실외는 물론이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없었다"며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불편했는데 한국으로 돌아올 때가 되니 오히려 마스크를 쓰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여행 기간 마스크를 쓰지 않았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는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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