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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아' 임종룡의 등장..우리금융 회장후보 '관치논란'

우리금융 회장 후보에 포함.. 노조 강력 반발

'모피아' 임종룡의 등장..우리금융 회장후보 '관치논란'
2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회장후보 포함에 따른 우리금융 노동자 긴급 기자회견'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등 참석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연말·연초 임기 만료를 앞뒀던 금융지주 회장 중 우리금융지주 회장 인선만 남겨둔 가운데 관치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롱리스트에 포함되면서다.

노조 "올드보이 놀이터 아니다" 반발

최근 신한금융, NH농협금융, BNK금융지주 회장 등 주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가 줄줄이 바뀌었지만 외부 인사보다는 내부 인사가 차기 대표로 오른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금융사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직을 두고도 금융권에서는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선되고 있지만, '낙점설'이 돌았던 인물인 만큼 임 전 위원장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25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회장후보 포함에 따른 우리금융 노동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는 27일 우리금융그룹 숏리스트 압축을 앞두고 임 전 위원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리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에 지명된 임종룡은 기재부 관료출신으로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 후 최고경영자의 독단과 비리를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자리에 정부 고위관료 출신 친분 인사 임명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기 회장 인선 이슈로 연일 기사화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가 이번엔 모피아와 올드보이들의 놀이터로 전락하는 상황이 생길까 매우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내부출신 회장 유력했지만.. 임종룡 출사표에 술렁

지난 18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확정된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는 총 8명이 올랐다. 내부 인사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이 외부 출신으로는 임 전 위원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포함됐다. 이 중 내부 출신으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숏리스트 유력 후보로 언급된다.

앞서 지난해 말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등 금융권 주요 CEO 교체를 앞두고 금융당국이 금융사 인사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의심이 제기됐다. BNK금융지주 회장이 조기 사임하고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이 구두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등의 용퇴도 압박하면서다.

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최근 CEO가 바뀐 금융사는 대부분 내부 인사가 차기 대표 자리에 올랐다. 조용병 신한금융회장이 갑작스러운 용퇴를 선언하면서 진옥동 전 신한은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고, 지난 19일 BNK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도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이 선정됐다. 금융지주 가운데에는 NH농협금융지주만이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회장에 올랐다.

은행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비슷했다. 새롭게 은행장이 된 한용구 신한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강신숙 Sh수협은행장 등은 모두 내부 인사 출신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잠잠해지던 관치금융 논란이 다시 불거질지 주목하는 모양새다. 손 회장이 연임 도전을 포기한 데에도 금융당국의 사퇴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유일한 관료 출신 후보인 임 전 위원장은 설 연휴 동안 고민한 끝에 후보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