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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中정찰풍선에 반발…현지 경찰 "총 쏘지 말라" 당부

미국인, 中정찰풍선에 반발…현지 경찰 "총 쏘지 말라" 당부
1일(현지시간) 미국 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에서 정찰용 풍선이 포착됐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 본토 영공을 비행한 중국의 정찰풍선을 두고 미국인들의 반발과 분노가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현지 주민에게 이 비행체를 발견해도 총으로 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가스토니아 경찰은 3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의 '기상 관측 풍선'이 가스토니아 상공을 지나가더라도 경찰에 신고하거나 이를 겨냥해 총을 쏘지 말라"고 밝혔다.

가스토니아 경찰국은 "우리는 18㎞ 고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응할 능력이 없으며, 법 집행 기관은 우리가 이 일에 관여하지 않기를 바랄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어 "그 비행체를 떨어뜨리려고 이를 권총으로 쏘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북서부 몬태나주 상공에서 중국의 고고도 정찰풍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풍선은 중국을 출발해 알래스카주의 알류산 열도와 캐나다 북서부를 거쳐 미국에 진입했다. 몬태나주에는 미국의 3개 핵미사일 격납고 중 하나인 맘스트롬 공군기지가 있다. 백악관은 풍선 격추를 검토했으나 잔해 때문에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는 국방부의 조언에 따라 공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자국 비행체의 미국 진입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기상 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의 당부는 중국 풍선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현지 매체들은 미국 국민이 이번 사건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정찰풍선 사태로 인한 미중 관계는 더욱 꼬이는 모양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당초 5~6일(현지시간) 잡혀있었던 중국 방문 계획을 전격 연기했다.

정찰 의도가 없었다고 밝힌 중국도 반발하고 있다.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블링컨 장관과의 통화에서 "어떤 근거 없는 억측과 허위 선전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외교부도 대변인 명의로 "중국은 어떤 주권국가의 영토와 영공도 침범할 의도가 없다"며 "미국 일부 정객과 매체가 이번 일을 구실 삼아 중국을 공격하고 먹칠하는 데 대해 중국은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